‘볼라벤’ 北강타…”살림집 파손·강냉이밭 침수”

15호 태풍 ‘볼라벤’이 북한에 상륙한 28, 29일 이틀간 강풍을 동반한 폭우까지 퍼부어 북한 전역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다.


노동신문은 30일 “태풍으로 살림집들이 침수 또는 파괴되고 공공건물들의 지붕이 날아갔으며 송전탑과 가로수들이 넘어지고 많은 논밭들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황해남도 옹진군에서 수백정보의 강냉이밭이 피해를 입은 것을 비롯해 많은 곡식들이 못 쓰게 됐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강원도 천내군에서는 28일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에 99mm의 폭우가 내려 60여 세대의 살림집이 침수됐으며, 원산시에서는 180여 그루의 가로수가 넘어지고 8개 지역 1600㎡ 규모의 해안방파제가 파손됐다. 함경남도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철길이 막혀 교통이 마비되고 많은 살림집이 침수됐다.


고압선도 끊어져 통성기계연합기업소지구의 전력공급이 차단됐고 금야군에서는 해일로 수척의 배가 표류됐다.


신문은 “태풍피해를 크게 입은 황해남북도 평안남북도의 농촌에서는 세찬 비바람으로 넘어진 벼와 강냉이를 세우는 사업을 군중적으로 벌여 피해면적을 줄이고 있다”면서 “함흥시 천내군에서는 침수 살림집들과 주변을 빠른 시간에 복구했으며 함경남도 송배전부를 비롯한 전력보장부문의 로동계급은 끊어진 송전선을 제때 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9일 ▲함경남도 허천군 294㎜, 수동구 189㎜ ▲황해남도 삼천군 183㎜, 은률군 150㎜, 과일군 134㎜ ▲평안남도 대흥군 154㎜ ▲평안북도 용천군 141㎜, 벽동군 138㎜ ▲함경북도 부령군 135㎜ ▲신의주시 127㎜ ▲양강도 김형권군 119㎜ ▲강원도 천내군 118㎜ 등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통신은 자강도의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방에서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불었고 특히 이날 오전 3∼6시 황해남북도, 함경남도, 평안남도, 남포시에서 한때 초속 3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황해남도 450여 그루의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으며 해주시 송전선이 파괴되고, 예성강 발전소 200여㎡ 규모의 지붕이 훼손됐다. 황해도내 많은 농경지도 피해를 입었으며 평양-개성고속도로 사리원 구간 300여 그루 가로수가 넘어져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개성시 또한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등의 피해를 겪었다.


남한 기상청도 이날 “8월 28일부터 29일 오전 9시까지 이틀간 ‘볼라벤’으로 인해 서해안과 산간 일부 지역에서 최대 128mm의 집중호우가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함경남도 장진과 평안북도 신의주 지방은 128mm의 비가 내렸으며 함경남도 풍산, 평안북도 수풍·구성, 평안남도 양덕도 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 29일까지 북한의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평년 대비149% 수준이다. 7,8월 연이은 폭우와 태풍으로 올해 북한의 강수량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