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용 목재 빼돌려 ‘사리사욕’ 채운 김화군 부교장 해임·강직

큰물(홍수) 피해를 본 북한 강원도 김화군에서 도로 복구 사업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폭우로 홍수피해를 본 북한 강원도 김화군의 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부교장이 피해복구를 위해 공급된 자재들을 몰래 빼돌려 개인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최근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큰물(홍수)로 인해 김화군의 소학교(초등학교), 고급중학교 건물들에도 피해가 많아 도당에서 피해복구현장을 직접 내려와 보고 자재도 공급해줬는데 김화군 읍의 고급중학교 부교장이 보수 자재들을 집으로 끌어들여 개인집을 보수한 것이 들통나 해임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북한 당국은 각 도당에 폭우로 인한 홍수피해와 관련해 도내 피해현장에 전력과 설비, 자재들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강원도당에서는 9월 개학을 앞두고 피해를 본 학교들에 우선적으로 자재를 공급했고,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김화군 읍의 고급중학교에는 실제 도당의 지시에 따라 통나무 수십 입방(㎥)을 비롯한 자재들이 도착했다.

이후 보수공사가 시작되면서 학교의 부교장이 통나무 제재(材) 작업을 맡게 되었는데, 그는 이 과정에서 몰래 판자들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부교장은 판자들을 도적질해서 자기 집으로 몰래 날라 들여 울타리와 창고를 짓는 등 뻔뻔한 행동을 했다”며 “이 사실은 교직원들과 학교 경리원에게 들통났고, 화가 난 학교 측이 곧장 도당에 신소했다”고 말했다.

신소를 접수한 도당은 다른 곳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지만, 학생들 교육을 위해 국가 건설에 돌려야 할 자재를 학교에 먼저 공급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격분했고, 부교장이 부정하게 취한 자재들로 지은 개인 집 울타리와 창고를 당장 허물어 다시 보수현장에 반납하도록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도당은 신소가 제기된 다음 날 아침 부교장을 해임하고 일반 교원으로 강직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목공실 교원으로 학교 보수현장에서 목공일을 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목공실 교원은 학교 시설보수와 건설을 위해 마련된 목공실에서 작업하는 일꾼으로, 사실상 잡부나 다름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학교 교원들과 주변 주민들은 학교 부교장이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농장원도 아니고 목공실 교원으로 떨어진 것이 과분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또 ‘온 나라가 장마와 태풍피해로 난리가 나고 모두 복구현장에 힘을 보태는 시국에서 도적질한 새하얀 새 판자로 울타리나 창고를 지으면 대놓고 잡아가라는 것 아닌가, 저런 사람이 학교 당 사업을 맡은 간부인 것이 우습다’면서 당의 간부사업을 비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