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NL·PD 아닌 중도세력 연말출범”

▲주대환 민노당 전 정책위의장ⓒ연합

주대환 민주노동당 전 정책위의장은 “올 연말 아니면 내년 초에 NL과 PD 세력을 극복할 수 있는 중도 세력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창당 주역으로 올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주 전 의장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노동자들이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나도 여러 사람과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전 의장은 “민노당의 행보로 인해 일선에 있는 당원과 활동가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면서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 당을 쇄신해야 한다”며 민노당 내 제 3세력 출범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민노당이 NL(자주)과 PD(민중민주)간 내부 의견 차이로 인해 정체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성현 대표가 당내 주사파의 영향으로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소신있게 발언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주 전 의장은 민노당의 방북에 대해서도 “남한으로 치면 국정원의 지휘를 받고 있는 조선사회민주당과 교류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북핵에 대해서도 ‘반대’라는 상식적인 대응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간첩사건이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내부 다툼 때문에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80년대식 대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노당이 노동자들을 위한 당이라고 하지만 NL과 PD 계열의 주도권 다툼으로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소외되고 있는 것이 민노당이 처한 현주소”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당원과 지도부 사이에 정서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면서 “더구나 NL과 PD간의 정서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일선에 있는 노동자들과는 괴리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주 전의장은 외부에서 자신을 PD계열로 분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스스로를 중도파로 지칭했다.

[주대환 전 민노당 정책위의장 인터뷰 전문]

-민노당 지도부가 방북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애초부터 북한의 조선사회민주당과 교류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조선사회민주당은 북한의 관변단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국정원의 지위를 받고 있는 단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단체와 교류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겠는가. 순수한 노동자의 정당 민노당이 북한의 이런 단체와 교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민노당 지도부는 상당한 성과가 있다고 평가하는데

남북대화와 교류에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목적으로 자존심을 접고 조선사회민주당과 교류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해할 수 없다. 현재 민노당은 큰 위기에 처해있다. 북핵문제와 간첩사건 등으로 민노당의 정체성이 국민들에게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방북은 적절치 못했다.

방북하고 돌아온 지도부가 성과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솔직히 이런 모습을 보면서 짜증났다. 민노당에 현재 중요한 것은 방북이 아니라 간첩사건과 북핵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명과 입장이다.

-그렇다면 간첩사건에 대해 민노당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민노당 지도부는 간첩사건에 대해 ‘조작’이라고 주장하는데 비상식적인 대응이다. 80년대식의 모습을 지금도 보이고 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 그 자체 사건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일 먼저 사과하고 해명해야 하는 것이 순서다.

도와주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사과를 한 후 자체 조사를 해서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해야 한다. 국정원과 별개로 조사를 하고 그 과정에서 공안당국의 불합리한 것이 있다면 그때 가서 대응하면 된다.

-북핵문제에 대해 민노당이 취해야 할 태도는?

북핵문제도 단순한 문제다. 상식적으로 대응하면 된다. 지난달 북핵에 대해 ‘반대’할 것인가 ‘유감’ 표명할 것인가 놓고 간부회의에서 심하게 다퉜다는데 이해가 안된다. 북핵에 대해 확실히 반대해야 한다.

-과거 북한인권문제 거론을 놓고도 당내 지도부 간에 논란이 많았는데

민노당 내 PD계열을 중심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NL은 북한인권문제 거론이 미국의 네오콘을 도와주게 되는 것이라며 반대한다.

“민노당, 간첩사건에 대해 80년대식으로 대응”

나는 PD계열이 아니라 중도파다. 그렇지만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민노당이 논리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본다. 즉 노동자, 당원의 입장에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북한인권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인간에 대한 예의로서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해야 한다.

-이런 민노당 내부 분열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가?

민노당이 그동안 북핵문제, 간첩사건, 북한인권문제 등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NL과 PD가 다투고 싸우기 때문이다. 당원들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두 계열간의 다툼을 해결해야 한다.

노동자 당원들과 지도자 그룹의 정서적 차이가 심하다. 또 지도그룹 내에서 NL과 PD의 정서적 차이가 엄청 크다. 이렇다 보니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렵다.

요즘 일선 당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민노당의 북핵문제와 간첩사건 등에 대한 대응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올초 문성현 대표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못하고 있는 것도 내부 의견차 때문인가?

그렇다. 문성현 대표는 북한인권 문제를 이야기 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내부 NL과 PD 의견 차이로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을 정리 하지 못해 지금까지 입장 표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문 대표는 당내 주사파의 영향을 일정정도 받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민노당에 희망이 보이나?

NL·PD가 아닌 제 3세력이 나서야 한다. 수십 만명의 노동자 당비로 만들어진 민노당이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제 3세력, 즉 중도 세력만이 당을 구하고 노동자 대중의 정당으로 만들 수 있다.

현재 노동자들이 뭔가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여러 사람들과 논의하고 있으며, 연말 아니면 내년 초에 새로운 중도 세력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본다.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