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美, 對北정책 기조 완화되지 않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2일 “미국 정부는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는 북한 정부와 폭넓은 관계개선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최근 북한과 관계개선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이 북한과 폭넓은 관계개선을 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며 “북한은 이란과 마찬가지로 중대한 핵확산 우려가 있는 국가”라고 이날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번 발언은 라이스 장관이 이틀 전(10일) 북핵 협상이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으며 비핵화만 이뤄진다면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았지만, 이날은 단호한 경고를 전달하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북한은 미국이 폭넓은 관계 개선을 하려고 준비해온 정권이 아니다”며 “북한과 관계개선을 확대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비핵화 이후 관계개선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우리가 그동안 설명해온 프로그램에 분명히 제시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위협적인 군사력을 가진 국가로 그리고 핵무기 확산문제와 함께 자체적인 핵프로그램 모두에 있어 상당한 위협이 되는 국가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조지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친서를 전달한 것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공연과 관련, 그는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불렸던 북한에 대한 미 행정부의 정책기조가 완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핵 6자회담 당사국 모두에 전달된 부시 대통령의 친서는 핵문제를 풀기 위한 ‘적극적인 외교(active diplomacy)’의 일환일 뿐이라며, 친서 전달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을 세계에 개방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북한 주민들은 전 세계의 누구보다도 고립돼 있기 때문에 그런 세계에 약간의 햇볕이 비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이란은 분명히 중대한 핵확산 우려를 낳고 있는 국가들”이라며 “이런 위험에 대처하지 않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