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장성택’ 언급하는 평양 주민들… “개방 정책 아쉽다”

장성택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이 숙청된 지 6년(12월)이 되는 가운데, 돌연 평양에서 장성택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일부 주민들의 장성택이 시도했다는 개방 정책을 그리워한다는 것으로, 그만큼 북한 내부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김정은 정권을 떠받드는 고위층의 충성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평양 고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간부들 사이에서 ‘장성택이 있을 때는 돈을 뿌리면서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장성택이 계속해서 경제 정책을 주도했으면 어땠을까’라는 말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통하는 평양 사람들(간부)끼리 만나 얘기를 해보면 장성택에 대한 평가가 좋다”며 “그나마 예전에는 그 사람 때문에 조선(북한) 경제가 돌아갔다는 얘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간부들이 장성택이 시도했던 경제특구 및 외자 유치, 북중 교역 확대 사업이 지속됐으면 경제 사정이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으로 추측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평양 소식통도 “최근 장성택이 시도하던 경제 정책을 상기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장사꾼들끼리도 ‘장성택이 빈자리가 크구나’ ‘당시엔 돈 있는 사람들이 몇백 달러를 쭉 뿌리고 갔는데 이제는 장사가 아예 안 된다’고 수군대고 있는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일반 주민들도 장성택이 주도했던 경제 사업에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시장 활성화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평백성들은 경제가 왜 안 좋아지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외화가 줄어든 게 (경제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며 “장성택 사람들이 외국에서 돈을 많이 끌어오고 시장에 돈을 풀었기 때문에 당시에 경제가 괜찮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당국에서는 대북제재가 주요한 원인이라고 선전하지만 실제로 평양 주민들은 그것보다는 외자 유치나 경제특구에 대한 소극적 태도가 경제난을 가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최근 평양에서 장성택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은 현재 북한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징조이자 김정은 체제의 충성 계층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북한에서 장사가 안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리는 건 명확한 사실”이라면서 “다만 장성택이 어떤 일을 했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고위 간부에 국한돼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런 얘기는 권력을 가진 당 간부 또는 자본을 가진 돈주 등 상층부에서부터 흘러나온 이야기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서 국장은 “장성택이 주도한 경제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가 나온다는 것은 현재 경제난의 원인이 단순히 대북제재에 있지 않고 김정은의 경제 정책 실패에 있다고 보는 고위층이 많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