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팬 김정일, 새벽 2시30분에 `경기결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스포츠 종목 가운데 농구를 좋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1996년 “농구는 머리를 좋아지게 만드는 운동”이라며 보급을 적극 권장했다. 심지어 2000년 10월 평양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선물로 건넨 것도 불세출의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의 사인이 든 농구공이었을 정도다.

북한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3일 농구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일화를 소개한 글을 게재, 눈길을 끌었다.

1998년 1월 어느 날 김 위원장이 자강도 현지시찰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시각은 이미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이 타고 온 승용차는 수천 리에 달하는 한겨울의 밤길을 달려오느라 차체가 온통 눈가루로 하얗게 덮여 있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바로 잠자리에 들지 않고 새벽 2시 30분에 국가체육위원회(현재 체육지도위원회) 책임자를 전화로 찾았다. 하루 전에 치러진 대동강 여자 농구팀과 외국 여자 농구팀과의 경기 소식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한밤의 정적을 가르는 전화벨 소리에 단잠을 깬 국가체육위원회 책임자는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전화를 받고 “92대 86으로 대동강 농구팀이 이겼다”며 승전보를 알렸다.

김 위원장은 “국제경기 경험도 없고 나이도 어린 신진 선수들이 경기를 잘 한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그제야 눈을 붙였다고 웹사이트는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