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13일 재개 6자회담 입장 발표

오는 13일 휴회중인 제4차 6자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일 핵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내놓아 주목된다.

이 신문은 평화적 핵이용 권리에 대한 기존의 입장과 함께 핵폐기의 범위와 보상문제까지 분명한 입장을 내놓았다.

◇평화적 핵이용권=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다.

노동신문은 국제법상의 합법적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은 수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만이 아닌 원자력발전소에 의한 전력수요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되게 하고 있다”고 현실론을 털어놓았다.

조선신보는 “주권국가라면 응당 행사할 수 있는 평화적 핵활동의 권리까지 포기하라며 조선측에 국제적인 비핵화 규범에 벗어난 요구를 들이댄 것은 미국이 그러한 규범에 맞게 행동할 의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남측은 북한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전제로 한 권리 인정론을 내놓고 있어 여전히 풀기 쉽지 않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핵포기의 조건= 북한의 핵보유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자위적 억제력이었던 만큼 북한에 대한 위협이 사라지는 환경이 마련되어야만 핵포기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조선신보는 “미국은 조선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으면 안되게 했던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며 ▲핵위협 제거의 법률적.제도적 담보 마련 ▲남한에 대한 핵우산 철회 ▲동시사찰 등을 요구했다.

이 신문은 이와 함께 “조선은 핵문제의 종국적인 해결을 위한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회담에 임하고 있다”며 “6자회담을 통해 조.미 사이에 신뢰가 조성되고 국제적인 비핵화 규범에 맞게 자기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면 조선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지대화’ 요구는 이미 제4차 6자회담에서 기조발언으로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6자회담 과정에서 북.미간 국교정상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 논의 과정에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 관심을 끈다.

◇핵포기의 범위= 북한은 5㎿급 영변 원자로를 포기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단 노동신문은 영변 핵시설에 대해 “우리의 자립적인 핵동력공업 건설은 (전력수요를 해결하는 방향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이에 대해 미국은 그 어떤 의심도 가질 근거가 없으며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핵동력 시설은 수 십년 동안 우리 인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건설한 것”이라며 “거기에는 우리 인민의 피와 땀이 스며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북한의 5㎿ 원자로도 분명히 폐기대상”이라며 이에 대해 한.미 간에 이견이 없음을 강조해 앞으로 후속논의가 주목된다.

◇핵포기의 보상= 6자회담에 앞서 남측에서 전력 200만㎾의 직접 송전을 골자로 하는 ’중대제안’을 내놓았지만 북한은 핵폐기의 대가는 핵에너지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자립적 핵동력공업을 우리가 핵 에너지로 보상되는 대안도 없이 외부의 강요에 의해 송두리째 포기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의 이같은 입장은 영변 핵시설의 동결 내지는 폐기의 대가는 경수로 등 핵발전시설을 통해 보상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