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 통영서 모임…”이산가족에 넣지 말라”

▲<납북자가족모임> 주최로 15일 열린 가족모임에서 최성용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NK

“납북자 인권외면 하는 남북화해 모래성 쌓기다”

‘6.15통일대축전’이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경남 통영에서는 북한의 납치만행 규탄과 납북자 관련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납북자 가족모임이 15일 열렸다.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용) 주최로 열린 이날 모임에는 귀환 납북자 김병도씨, 1975년 납북된 천왕호 선원 허용호씨 동생 정수씨, 1972년 오대양호 납북되어 두 아들을 동시에 잃은 박규순 할머니를 비롯해 경남, 부산지역 40여명의 납북자 가족들이 참석했다. 최성용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금 광주에서 남북한 화해를 위해 축전을 하고 있는데 납북자들의 송환은 커녕 생사확인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의미가 있나”면서 “김정일은 지금이라도 납북자 문제에 통 크게 접근하여 가족들의 소원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가족들은 “수십년 동안 납북된 가족의 생사확인도 안된 채 살아온 납북피해가족들은 지금도 행여나 소식이 올까 기다리고 있다”면서 “납북된 가족을 기다리다 지쳐 죽어가고 있는 가족들의 아픔을 김정일은 아는가”라며 분통을 떠뜨렸다. 이날 정부 관계자로 참석한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국 강기찬 서기관이 ‘납북자 관련 특별법’이 6월중 통일부가 입법예고 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자, 가족들은 그동안 가난과 멸시로 살아온 아픔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며 환영했다. 1972년 납북된 오대양호 선원 박두현씨의 부인 유우봉 할머니는 특별법 제정을 환영하면서도 “그동안 멸시 당하고 감시당한 것 생각하면 보상 갖고는 안된다”며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박두현씨와 같이 납북된 박두남씨의 부인 옥철순씨는 “과거 연좌제로 당한 것을 생각하면 한이 맺힌다”면서 “그나마 특별법이 제정된다고 하니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납북자 허용호씨 동생 정수씨는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면서 “특별법을 통한 보상도 중요하지만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생사확인이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가족들은 결의문을 채택하고 ▲북한은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납북자를 돌려보내라 ▲정부는 대북협상에서 납북자 송환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라 ▲납북자를 이산가족의 범주에 넣지 말라 ▲정부는 북한에 눈치 보며 끌려 다니지 말라고 주장했다. <납북자가족모임>에 따르면 경남 통영과 거제, 남해, 진해, 삼천포 출신 어부 70여명이상이 60~70년대 조업중 납북됐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