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시당, 기관·기업소 간부들 불러 긴급회의… “이기주의 타파”

북한 나선특별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나선특별시 당위원회가 최근 기관·기업소 간부들을 불러내 소속 종업원들만 먹여 살리려는 개인 이기주의적인 사고방식을 타파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긴급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라선시 당위원회는 자기 공장, 자기 기관 종업원만 먹여 살리는 기관·기업소들의 극단적인 개인 이기주의적 행태를 타파해야 한다는 사상으로 지난 18일 소장, 지배인들을 비롯한 일군(일꾼)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긴급회의는 기관·기업소들의 이기주의적 행태를 배격해야 한다는 중앙의 뜻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여기에서는 기관·기업소가 자급자족이라는 명목하에 종업원들에게 식량이나 땔감, 생활비를 독단적으로 줘 왔던 관습을 무자비하게 버려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기관·기업소들이 자기 종업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만 공급을 더 많이 주고 명절 공급도 경쟁식으로 하는 것이 오랫동안 습관화되다 보니 종업원들과 그 가족들은 국가가 아니라 지배인이나 당비서, 기관책임자 등에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나선시당은 이들을 중심으로 서로 감싸주고 비판하지 않는 자본주의적 퇴폐 사상의 싹이 자라 기관본위주의를 내세우고 우리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만연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난의 행군 때부터 기관별 자급자족을 하라고 한 것이 지금과 같은 관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국가적인 이익을 무시하는 낡은 사상 잔재와 이기주의적인 사고방식이라면서 이를 대담히 깨부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선시당은 특별지구인 나선시가 당과 혁명의 이익을 앞세워 잘살고 못사는 것이 없게 서로 돕고 이끄는 집단주의적 미풍을 우선시해 인민경제 계획을 수행하고, 주민들의 생활도 잘 돌봐주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 나선시당은 개별적인 간부나 일꾼, 조직이 당의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물자나 식량을 마구 공급해 공급이 없는 다른 기관의 종업원과 그 가족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상을 없애야 한다면서 기관별 공급 체계를 국가에 철저히 보고하고, 국가의 승인하에 물자나 식량 등을 공급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극복되지 않으면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로 강도 높은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날 회의에 참가한 기관·기업소 간부들은 지금같이 어려운 형편에서 어느 기관·기업소가 제대로 된 공급을 하고 있느냐면서 당의 뜬금없는 잡도리에 내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기관·기업소 일군들은 잘살지도 못하는 기관·기업소들을 제멋대로 분석하고 때리겠다고 선언하는 당의 처사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쓴입을 다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