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8차 黨대회 참가 핵심 간부들에게 존함시계 선물”

소식통 "부장급 인사에 32인치 액정 TV 선물...격려 차원"

김일성 시계
지난 2016년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eBay)에 올라온 김일성 시계. /사진=이베이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노동당 8차 당대회에 참여한 일반 참가자들에게 별다른 선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고위급 간부들에는 존함 시계와 텔레비전(TV)을 줬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 대회가 끝난 후 핵심 간부들에게 존함 시계를 줬다”면서 “시계에는 ‘김정은’이라는 친필이 박혀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이름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존함 시계’ 또는 ‘명함 시계’라고 부른다. 존함시계는 최고지도자의 이름이 들어가고 직접 수여하는 만큼 훈장에 버금가는 상징성이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오메가, 롤렉스 등 고가의 시계에 자신들의 이름을 넣어 선물하며 간부들의 충성심을 유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름이 새겨진 존함 시계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지역에서 당대회에 참가한 인사들은 ‘8차 당대회’라고 새겨진 손목시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北, 黨 대회 참가자에 손목시계 선물…주민들 “경제 파탄났나”)

대북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는 김 위원장이 선물정치를 통해 핵심 인사들의 결속을 도모하려는 모양새다.

북한 선전매체 서광이 지난 2018년 공개한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2018’ 동영상에 커브드 TV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 서광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또한, 북한 당국은 고위급 간부들에게 액정 TV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고위급 간부들에게 ‘조선노동당 총비서 김정은 동지의 선물’이라는 글귀가 박힌 ‘금강산’ 액정 텔레비죤(LED TV)을 줬다”며 “금강산이라는 상표를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에서 기존에 있던 브랜드를 처음 선물한 것인지 이번 당대회 기념품용으로 처음 제작됐는지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TV는 새로 임명된 사람을 포함해 부장급(장관급) 이상에 지급했다”며 “향후 5개년 계획을 잘 집행하자는 격려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 사람들에게 선물로 공급하기 위해 대동강텔레비전수상기공장(사동구역) 만가동됐다”며 “텔레비죤(TV)은 32인치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차 당대회 참가자 전원에게 45인치 ‘아리랑’ LED TV를 선물한 바 있다.

7차 당대회보다 지급 대상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화면 크기가 줄어든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무역이 중단되면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생산과 크기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조선에서 보통 TV는 일반적으로 15, 17, 19, 25 등 TV는 크기는 홀수이다”면서 “짝수 크기의 TV를 선물한 이유는 시장에 팔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는 제품을 선물해 김 위원장의 선물이 유통되는 현상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는 말로 풀이된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 2012년 평양 중심가에 있는 일반 가정집을 방문해 42인치 아리랑TV를 선물한 바 있다.

이에, 지난 7차 당대회의 선물은 ‘당’ 차원에서, 8차 당대회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급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당대회에 참가한 일반 청취자들은 전혀 선물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청취자들은 아무런 선물 받지 못했다”면서 “이들은 옥류관 국수, 자라탕 등 고급 음식 대접만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