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대 치적 마식령 개발은 외화벌이 목적

북한 김정은이 자신의 치적사업으로 올인(All-in)하고 있는 강원도 원산 마식령 스키장 개발 공사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대형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서해갑문, 류경호텔, 희천발전소, 평양 10만호 건설 등과 견줄 만하다는 평가다.


연내 완공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 건설이 북한의 관광 레저 특구로 성공할 경우 북한의 새로운 ‘달러창구’로 부상할 수 있겠지만, 재원 마련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아 자칫 체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매체는 연일 마식령을 부각시켜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애초부터 북한은 마식령에 세계 일류급 스키장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마식령 스키장 개발사업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북한을 다녀온 한 대북지원단체 대표는 강원도에 많은 비가 왔고 마식령 스키장에도 산사태가 일어나 평양에서 지원 인력이 파견됐다고 전한 바 있다.


북한 매체 역시 공사 진척 내용을 중심으로 선전 보다는 ‘속도’를 다그치는 독려성 기사가 대부분이다. 노동신문은 8일 ‘폭우도 우리의 전진을 멈출 수 없다’는 기사에서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희열에 넘쳐 공사를 중단없이 추진해 가는 인민군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달궈줬다”고 선전했다.


이는 신문이 최근 과학자 살림집 건설은 “21개동 과학자살림집 건설에 ‘마식령속도’가 발휘돼 현재 공사실적은 평균 85%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선전하고, 개건 중인 평양체육관에 대해서는 “5개월도 못되는 사이에 모든 공사를 90% 선에서 다그치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우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김정은이 국가 전략으로 ‘핵-경제병진’ 노선을 채택했지만, 경제분야에서 이렇다 할 업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때문에 마식령 개발사업을 경제분야의 대표적 성과물로 포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추진 중인 마식령 스키장 등 원산 지역 개발에 성공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연, 지리적 요건은 최적지일 만큼 매력적이다. 원산에는 송도원국제야영소와 명사십리라는 천연 백사장이 위치해 있고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 또 주변에 금강산이 있어 연결시킬 관광자원이 많다. 북한이 ‘원산-금강산지구 종합관광계획’을 마련한 것도 이런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평양-원산 고속도로가 있지만, 건설된 지 오래돼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북한 주민들에게 원산은 ‘가지 못해 원산 오지 못해 원산’이라고 불릴 만큼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다. 주민들의 접근 차단이 용이한 만큼 금강산 관광지구처럼 발전시킬 수 있어 북한 당국에겐 매력적인 지역이기도 하다.


스키장은 여러 개의 슬로프를 갖춘 동양 최대규모로 건설하고, 군용비행장인 갈마비행장을 국제비행장으로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인 것도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원산 해변 인근에는 초현대식인 ‘갈마호텔’과 ‘새날호텔’을 신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점에서 마식령 레저 관광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는 투자와 운영을 한국에 넘겼던 반면, 마식령의 경우 직접 투자를 통한 개발, 운영 방식이다. 물론 마땅한 투자가가 없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지만 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해 보다 많은 외화를 챙겨보겠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


북한은 마식령 관광레저의 일차적인 대상을 중국인으로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 겨울철 스키는 물론 여름 해수욕 등 사계절 관광이 가능한 지역인 만큼 각광받는 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정치적 불안감, 체제의 불확실성은 관광사업의 가장 큰 문제이자 약점이다. 또 사업이 잘되면 북한이 챙기는 몫도 크겠지만, 그만큼 위험요인도 상존한다. 북한은 마식령 일대 개발에 3억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 실패 시 그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부담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재개 남북실무회담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포함시킬 것을 주장한 것도 한국 관광객을 원산 관광으로까지 확대해 보다 많은 외화를 챙겨보겠다는 속내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관광사업 재개를 위해서는 재발방지 등 3대 선결조건 외에도 남측 재산을 동결, 몰수했던 조치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 따른 갈등이 고조될 경우 관광길이 자주 막힐 위험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근본적으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협력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희박해 북한의 투자 유치가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식 날림 공사가 가져올 여파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북한의 ‘속도전’은 이미 희천발전소의 균열, 평양 10만호 붕괴 등으로 이어진 바 있다. 최말단부터 상층까지 뇌물과 착복구조가 만연해 결국 제대로 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만큼 마식령 공사 역시 성공적인 완공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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