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중국 극찬…시진핑에게 생일 축전

북한 김정은은 15일 60회 생일을 맞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축전에서 “나는 형제적 중국 인민이 중국 공산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중국의 꿈’을 반드시 현실로 꽃피우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전통적인 조(북)중친선을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장기적이며 전략적인 견지에서 대를 이어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두 나라 인민의 공동 재부인 조중친선의 불패의 생활력이 쌍방의 공동의 노력에 의해 앞으로 더욱 힘 있게 과시되리라고 확신한다”며 북중관계 유지를 희망했다.

이번 김정은의 축전은 과거 김정일이 중국 최고지도자에게 보냈던 생일 축전과는 그 내용과 표현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정일은 2007년 12월 24일,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65회 생일 축전을 보냈다. 김정은의 축전은 후 주석의 출생 자체에 대한 축하를 기본으로 하고, 후 주석 시대의 국정목표에 대한 덕담을 덧붙이는 정도에서 내용을 정리했다. 

김정일은 “중국 인민이 당신(후진타오)을 총서기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밑에 과학적 발전관에 기초한 조화로운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하고 있는 데 대하여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후진타오 지도부는 ‘과학적 발전관’을 사회주의 전략으로 제시하며 ‘조화로운 사회건설’을 당면 국정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이번 축전에서는 중국의 ‘중화주의’에 대해 극찬과 더불어 양국간 우호협력 유지에 대한 강력한 요청이 눈에 띈다.

우선 축전의 도입부분은 김정일이 후진타오에게 보냈던 축전과 비슷한 형식으로 전개되지만,  시 주석에 대한 칭찬 중에 “나라(중국)의 ‘주권’을 수호하고~”라는 부분을 첨언함으로써, 김정은 자신 역시 ‘주권 수호’의 부담감을 지고 있는 지도자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암시했다.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발사, 대남 전쟁 위협 등 최근 김정은의 행동이 북한의 주권 수호와 관계가 있다는 본래의 주장을 되새긴 셈이다. 

축전의 중간 부분에서는 중국과 영토 및 과거사 문제로 충돌하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사대주의(事大主義)처럼 비쳐 질 수 있는 표현까지 동원됐다. 김정은은 ‘중화민족의 위대 부흥’ 실현을 통해 ‘중국의 꿈’이 현실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아시아 역내 외교에서는 금기어처럼 여겨지는 ‘중화주의’를 대놓고 지지하는 듯 한 인상을 남겼다.    

후반 부분 “대를 이어 더욱 발전”해야 할 북중동맹이 “더욱 힘 있게 과시되리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한 것은 내부 주민교양 내용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 후반부터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중국을 믿어서는 안된다”며 주민들 사이에 반중의식 고양에 힘쓰고 있다.  

김정은은 이날 축전에서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직함을 먼저 쓰고,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직함은 나중에 썼다. ‘당(黨) 대(對) 당(黨)’ 관계를 앞세운 것이다. 그러나 사회주의 당 간 외교에서  이렇듯 일방적인 우호관계 구애(求愛)를 보이는 것은 1943년 국제공산당(코민테른) 해체와 스탈린 사망을 이후에는 흔치 않았던 모습이라는 대북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