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추정 학생 부지런하고 야심찼다”

김정일의 3남인 김정운이 다녔다고 보도된 스위스 베른의 슈타인횔츨리 공립학교측은 “북한 외교관 자녀의 신분으로 1998년 8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북한 출신의 한 학생이 재학했다”고 15일 일본 언론의 보도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날 베른 칸톤(州) 쾨니츠 게마인데(區)의 윌리 슈투더 구청장은 리베펠트 슈타인횔츨리 공립학교에서 페터 부르 교장 등과 함께 가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일의 가족 이름으로 등록된 학생은 이제까지 아무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언론은 이 스위스 학교에서 김정운의 이름은 ‘박 운’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슈투더 청장은 “이 학생은 잘 어울렸으며 부지런하고 야심에 차 있었다. 그의 취미는 농구”였다며 “우리는 그 학생이 북한 대사관에서 일했던 외교관의 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북한 학생의 이름의 공개여부에 대해 “개인정보이므로 공개할 수 없고, 사진도 공개할 수 없다”며 “이 학생은 1998년 등록했고, 학교는 그 등록카드를 보관하고 있지만 개인정보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슈투더 청장은 일본 언론이 ‘16세의 김정운’이라고 보도했던 사진에 대해서도 “일본 기자가 지난 주 학교를 찾아와 학교의 동의 없이 건물 복도에 걸린 과거 학생들의 사진을 찍어간 것으로 안다”며 “학생의 신원 정보나 사진을 공개할 수 없는 것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는 스위스의 법률에 따른 것이므로 더 이상 협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슈투더 청장은 또 김정운이 ‘박 운’이라는 가명으로 학교에 다녔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 학생이 ‘박 운’이라는 가명을 썼는지, 김정운인지 알지 못한다”고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당시 수학교사였던 이 학교의 부르 교장은 “나는 그 학생을 기억하지만 직접 가르친 적은 없다”면서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것은 그 학생이 잘 어울리고, 부지런하고, 야심 찬 학생이었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김정운으로 지목된 이 학생이 수학도 잘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부르 교장은 “그 인터뷰는 내가 했지만, 당시 나는 이 학교에 재학했던 다른 북한 학생 한 명과 혼동했다”며 “또 다른 북한 학생이 그 학생이 등록하기 1년 전부터 이 학교를 다녔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운의 형 정철도 ‘박 철’이라는 가명으로 이 학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슈타인횔츨리 공립학교는 쾨니츠 게마인데 내 16개 공립학교 중 하나이다. 쾨니츠내 레베펠트 지역의 슈타인횔츨리 학교와 헤스구트 학교에는 약 600명의 다국적 아동 및 청소년들이 재학하고 있다.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