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인권단체, 北 자의적납치·구금·강제실종 사건 DB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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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자의적 구금, 납치, 강제실종 사건 통합 데이터베이스 ‘FOOTPRINTS(발자국)’. /사진=전환기정의워킹그룹 제공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북한 정권이 저지른 납치 사례에 관한 기록을 모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스위스의 비정부기구 휴리독스(HURIDOCS)와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북한인권시민연합 등 9개 인권단체는 28일 “북한이 저지른 자의적 구금, 납치, 강제실종 사건 기록을 모으는 온라인 DB를 구축했다”며 “2019년부터 참여단체들이 늘면서 본격화된 이 프로젝트는 피해자, 가해자 등 진상과 해결 실마리를 모두 추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DB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웹사이트 ‘FOOTPRINTS(발자국)’도 공개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이영환 대표는 “FOOTPRINTS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유엔 진정과 소송 제기를 체계적,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에는 6·25전쟁 국군포로나 1969년 납북된 대한항공(KAL) 여객기 탑승자 등 1950년부터 2016년까지 납북된 것으로 보고되거나 추정되는 한국인 및 외국인 2만여 명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피해 가족단체 중 하나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은 “납북 인사들의 명단을 파악하고 기록을 정리하는 작업은 수십 년간 끝없는 일이었다”며 “소중한 기록이 온라인상에 체계적으로 보존되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단체는 추가로 7만여 명의 피해자가 DB 입력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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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자의적 구금, 납치, 강제실종 사건 통합 데이터베이스 ‘FOOTPRINTS(발자국)’. /사진=전환기정의워킹그룹 제공

또한 사이트에는 수집과 공개 가능한 피해자와 가해자 정보와 사진 외에도 유엔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과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 그리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제출한 진정서와 북한당국의 혐의 부인 답변기록이 망라돼 있다.

여기에 피해가족과 지원단체들이 수십 년간 비밀해제자료를 찾고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과거 중앙정보부 등 한국 정보기관과 경찰 등의 수사기록과 정부, 일선 행정기관 문서들도 공개한다. 피해자와 목격자 증언도 수록되고, UN의 관련 결의와 각종 보고서도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다예 전환기정의워킹그룹 기술담당관은 “FOOTPRINTS는 여러 단체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해오던 기록과 보존 방법을 표준화했다”며 “이로 인해 효율적 기록과 검색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FOOTPRINTS가 국제적 차원에서 북한 정권이 벌인 반인도 범죄와 전쟁범죄의 가시성을 높이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사건 기록을 영구 보존해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 배상, 추모 등에 쓰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체는 “FOOTPRINTS가 피해자와 가족, 국내외 인권단체와 활동가, 법조계, 학계, 언론, 일반 시민이 정부나 정치적 통제로부터 자유롭게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국내적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는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 제공되며, 앞으로 중국어와 스페인어 서비스도 추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