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北당국, 구호활동 통제 너무 심하다”

▲ 국경없는 의사회 2004년 활동 보고서 중 아시아 북한편에 실려 있는 사진
<출처:Peter van Quaille>

지난 95년부터 3년간 북한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벌였던 국제의료지원단체 <국경없는 의사회>(Medicins Scans Frontiers)는 “북한 당국의 철저한 주민통제로 인해 주민들의 의료상황은 더 이상 나아지기 힘든 상황”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마륀 뷔소니에(Marine Buissonniere) 사무국장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회견을 통해 “북한에 대홍수가 있었던 1995년, 처음 북한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주 기본적인 복구활동에 중점을 뒀었기 때문에, 당국의 활동제한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제가 점점 심해져 진료활동을 진행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고 밝혔다.

“구호활동 전반에 북한 당국 제약”

마륀 사무국장은 상담이나 치료과정에서 북한관계자들이 통역이나 안내인으로 동석하기 때문에, 환자와의 제대로 된 병력상담이 거의 불가능했던 점을 구체적 어려움으로 들었다.

“일반적으로 의사가 환자를 만나면 상담을 통해 현재 가지고 있는 증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등을 알아보게 되지만, 우리는 진료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제한을 받아, 진료 상담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은 북한 당국에서 지정한 통역관과 동행해 의사를 만나게 되는데, 지금까지도 외국 구호단체들은 북한 주민과 접촉 시 자신들의 통역관을 데려갈 수 없으며, 북한 당국에서 지정한 통역관들을 통해서만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회 관계자들이 특정 지역에 들어갈 때는 북한인 안내자가 따라붙는데, 안내자가 인도하는 곳으로만 이동할 수 있었으며, 행동허용 반경을 벗어나선 안 됐다고 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환자에게 하는 모든 질문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지정된 통역관이나 안내자를 통해 우선 걸러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 구호활동 회의적”

그는 “의사회의 의료지원 활동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도움이 됐는지, 최소한 그들의 건강상태에 변화를 가져왔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면서 “북한에서 벌인 우리의 구호활동에 대해 평가할 길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 의료상황 개선에 도움을 줬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며 지난 3년간의 구호활동을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우리의 구호활동이 북한 주민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에 충성하고 있는 관리들을 원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마륀 사무국장은 “국경지역의 탈북자들과 얘기를 나눠본 결과, 현재 북한 주민들의 건강상태 또한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건체계 구축이나 의료품 구입,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열악한 위생상황, 물 부족, 모래가 가득한 우물 등 북한의 의료상황은 너무나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북한 당국이 구호단체들의 활동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며 “북한 주민들에게 접근할 수 있고, 직접 접촉해 치료할 수 있다면 북한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