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영웅칭호 김정은 ‘선물놀이’로 전락”

북한 당국이 최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관련 공로자 수 백명에게 공화국영웅 칭호를 수여하고 평양견학 등 대규모 포상을 실시하자 주민들은 이에 대해 영웅칭호 남발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북한 주민들은 ‘공화국 영웅칭호가 유치원 별주기 놀이처럼 이사람 저사람에게 주는 메달이냐’라고 비아냥거린다”면서 “‘한번에 수백 명을 급하게 만들어낸 영웅을 어찌 공화국 영웅으로 칭할 수 있겠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은 바 있는 한 유공자가 ‘영웅칭호는 목숨 걸고 공을 세워도 받기 힘들뿐 아니라 그 자체가 숭고한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특히 그는 ‘두 팔을 다 잃고도 공화국영웅칭호는 감히 생각도 못했지만 요즘에는 영웅칭호도 개인(김정은) 선물놀이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도(道) 간부들도 ‘영웅칭호가 지금처럼 값없이 느껴지는 때는 없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참가국 영웅을 모두 합쳐도 지금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종사하는 특급 기업소에 단 한명의 공화국영웅만 있어도 대단한 자랑거리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북한 당국이 영웅칭호를 남발해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것이 소식통의 지적이다.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도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이 인민생활 개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라는 말이 시장에서 돌고 있다”면서 “먹고 살기 바쁘고(힘들고), 미제가 제재한다고 각종 동원과 장사가 통제되는데 무슨 영웅타령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소식통은 “핵개발 공로자들을 평양에 불러놓고 잔치를 벌이는 모양인데, 이들에게 영웅칭호 준다고 우리에게 차려(제공되는)지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라면서 “공화국 영웅은 인민을 위한 공로가 있을 때 부여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북한에서 공화국영웅 칭호는 한국의 무궁화 훈장에 속하는 국민 최고영예훈장이다. 공화국 영웅 칭호는 1950년 6월 30일 조선노동당 상임위원회 결정으로 제정된 후 목숨 걸고 특공을 세웠거나 100만 달러 이상의 국가이익을 만들어 낸 사람에게 제공된다. 이번처럼 두 달 사이에 수백 명에게 공화국영웅칭호를 수여한 사례는 없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2월 12일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에 기여한 101명의 관계자들에게 공화국영웅칭호를 수여했고 2월 12일 실시된 3차 핵실험 관련자 100명에게도 공화국영웅칭호를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