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기관 뇌물확보 기싸움에 北주민 “찬물 끼얹지 말라”

진행 : ‘한주간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 우선 지난 한 주 사회 동향에 대해 전해주시죠.

기자 : 처음부터 북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안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됩니다. 북한 내 권력층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습니다.

일단 북한 전역에서 현재도 진행 중인 비사회주의 검열로 보안원들의 권력은 심각한 수준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보안원들의 어께에 있는 별을 다 떼버렸으면 좋겠다” “‘인민의 보안원’이라고 하는 말이 아깝다”고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보위원들에게는 “보이지 않게 뒤에서 가장 비리를 많이 하는 부류”라는 비난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보위원과 보안원들의 노골적인 뇌물 요구 때문에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김정은이 핵실험 중단 선포도 했고, 남북회담과 또 북미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기대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런 간부들이 찬물 끼얹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진행 : 북한 보안원과 보위원 명칭을 봐서는 비슷한 것 같은데요, 이 사람들은 한국과 비교해 봤을 때 어떤 신분이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기자 : 네, 북한의 보안원은 한국의 경찰과 비슷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하지만 아주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경찰처럼 ‘민중의 지팡이’라기 보다는 민중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흡혈귀와 비슷한 모습이랄까요? 암튼 지속적으로 꼬투리를 잡아 뇌물 상납을 강요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해외 송금에서 수수료를 갈취하는 파렴치한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보위부은 한국의 국정원과 비교하면 이해가 쉬울 텐데요, 보위부의 업무는 북한 지도부를 위한 호위활동과 북한 내 정치사상동향에서의 감시활동을 하게 됩니다. 덧붙여서 북한 내에 침투한 간첩등을 색출하고 적발하는 일도 하고 있고 김정은 일가를 겨냥한 모든 위험요소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진행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기 때문에 보안원보다는 더욱 더 많은 뇌물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이 보안이나 사법계통의 종사자들로부터 피해를 입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또 다른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농번기를 앞두고 북한 주민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올해 운을 기원하는 농민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농민들이 바라는 올해의 소원은 풍년이라고 합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시골에서 살면서 농사를 지었었는데요, 해마다 씨붙임을 하는 이 시기가 되면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맑은 정화수를 떠놓고 청수제를 지내기도 했답니다. 아마 지금 북한 농민들의 마음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봅니다.

진행 : 작년엔 농사가 좀 잘 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올해는 북한 농민들도 환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최근 북한 시장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요?

기자 : 네, 대화 분위기에 맞게 북한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데일리NK 내부 소식통들이 하나와 같이 증언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민들이 최근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개선으로 내부 경제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또 실제로 시장에서 여러 제품들이 잘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시간에는 이런 제품은 무엇인지 또 여기에서 어떤 재미난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지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진행 : 지속적으로 북한 시장에서 팔리는 물품을 조사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을 포착했다는 거군요? 

기자 : 네, 최근 수년간 북한 시장동향을 조사하면서 상품 가격과 새로 등장하는 여러 제품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데요, 한 제품에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계속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같은 제품이라고 해도 대, 중, 소로 분류를 해서 알아보고 있고요, 또 같은 규격의 상품도 가격이 달라 제품명을 꼭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제품명과 크기 등을 조사하게 됐는데요, 북한 전역을 다 확인해도 이름이 없는 상품도 있더라고요, 한국 분들은 이해가 잘 안가는 부분일 텐데요, 저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진행 : 상품 이름이 없는데 어떻게 신뢰를 하고 매매가 이뤄지는 걸까요?

기자 : 참 신기한 부분인데요. 북한 주민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상품 판매에 별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물론 상품 브랜드가 유명하다면 더 좋겠죠?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 주민들에게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함흥시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일부 가전제품들이 상품명이 없이 장사꾼들이 정한 이름으로 유통이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 : 들을수록 정말 신기하네요. 상품명 없이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들, 자세히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 제가 파악한 것은 냉동기(냉장고)인데요, 그리고 밥솥도 상품명이 혹 있는 것도 있지만 없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시장에서는 영아네 밥솥으로 파는 사람이나 혹은 물건도매상의 이름을 붙여서 팔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듣다가 웃음이 빵 터졌지 뭐에요, 그러면 제가 물품도매를 해주면 미진밥솥이라는 이름으로 팔릴 거잖아요.

그런데 신기한 건 주민들이 이런 환경을 아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전하는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익숙한 주민들이 북한에 가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참 많은 고민이 들었습니다.

진행 : 그렇다면 가격은 어떻게 정하는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이름 없이 어떻게 결정하는 건가요?

기자 : 냉동기로 설명을 드리자면, 크기대로 가격차가 있더군요. 북한 소식통이 알려온 대로 설명 드린다면 2단짜리는 300만 원 정도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3단짜리는 450~470만 원이었는데, 색상이나 디자인에 따라서 가격이 차이가 있었습니다.

또한 세탁기도 이름이 있는 것보다 상품명이 없이 영어자모 A, B, C 로 불리는 것들이 더 많다고 소식통은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진행 : 제품명이 없어도 구매에서 아무런 지장이나 불편이 초래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도 들리네요. 또 요즘 시장에서 핫한 상품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 네, 최근 흥미로운 정보가 입수되고 있는데요, 최근 북한에서 가내반을 내오려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시장에서 가내반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국수나 만두피를 제조하는 기계를 많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정보들을 수집한 후에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 : 마지막으로 최근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260원, 신의주 5400원, 혜산 5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200원, 신의주 2180원, 혜산은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50원, 신의주는 8040원, 혜산 807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185원, 신의주 1190원, 혜산은 1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500원, 신의주는 13200원, 혜산 14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5400원, 신의주 15450원, 혜산 156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7500원, 신의주 7400원, 혜산 76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