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 30%분배 ‘농업개혁’, 흉년으로 무산되나

북한이 ‘6·28방침’ 일환으로 협동농장의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이었던 ‘알곡 생산량 30%를 개인에 분배한다’는 농업계획이 올해 흉년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약속 불이행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며, 당국이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무리하게 계획을 세웠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이 ‘6·28방침’ 실시를 앞두고 야심차게 농업 개혁을 추진했지만 알곡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능력을 고려치 않은데다, 올해 수해와 태풍으로 인해 알곡 생산량이 현저히 떨어져 ‘알곡 30% 개인 분배’가 어렵게 됐다. 보통 협동농장에서 생산된 알곡은 최우선적으로 군량미로 수거되며 이후 남은 알곡이 농장원들에게 분배되지만 작황이 좋지 않아 30% 분배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양강도 시범농장에서 생산한 알곡 대부분이 군량미 등으로 빠져 나가면 올해 30% 개인분배는 사실상 힘들게 될 것이라고 협동농장 간부들이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면서 “간부들은 작황이 좋지 않아 군량미로 우선적으로 알곡이 보장되고 나면 농장원들에게 얼마나 돌아가겠는가라고 한다”고 전했다.


신의주 소식통도 “올해 시범농장으로 지정된 모든 곳에서 생산량의 30%를 개인에게 분배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농장 관리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말만 믿고 있던 농장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농업개혁 소식에 도시로 나갔던 사람들이 농촌으로 돌아온 경우도 많은데 이들의 불만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인 6·28방침 실시에 앞서 알곡 생산량 증대를 위해 각 도에 시범농장을 지정했다. 북한 당국은 새로 지정된 시범 농장에는 국가가 우선 생산 기계와 비료, 종자를 지원해주고 생산된 알곡량의 70%를 국가가, 30%를 개인이 갖도록 하는 방침을 지난 7월경 내린 바 있다. 


농장원들은 일찌감치 당국에 대한 기대를 접고 과거와 같이 불성실하게 농장에 출근하고 개인텃밭에서 가을남새(채소) 일구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위에서 직접 시범농장에서 모든 쌀을 수거해 갈 것이라는 포치는 없었지만 다들 분배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이제 농장에 나와도 열심히 일하지 않고 개인 텃밭만 일군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관리들은 국가도 쌀이 부족해서 농장에서 생산된 쌀을 군대에 줄 수밖에 없으니 이해하라는 식”이라며 “쌀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식량배급 소식에 돌아온 농장원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양강도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 추수와 탈곡이 완료되는 12월 중순까지 지켜보자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아직 추수와 탈곡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분배는 탈곡 작업이 끝나는 12월 중순경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희망을 갖는 주민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김정은 원수가 첫 해부터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주민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6·28방침’을 이달 1일부터 본격 시행할 것을 주민들에게 예고했으나 현재까지 신경제관리와 관련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 당국은 각 단위별 교양 및 시행 조치 내용에 대한 하달을 중단하고 이와 관련 언급은 일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