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체류자 소중한 한표 행사

17대 대선 부재자 투표가 13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개성공단 장기 체류자들도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마련된 부재자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북측 장기체류자의 부재자 투표 참여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부터 시작됐지만 대선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금강산 장기체류자와 독도 거주자들도 정해진 부재자 투표소에서 오후 4시까지 투표에 참여한다.

개성공단 장기체류자 800여 명 중 부재자 신고를 마친 유권자는 모두 393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개성공단에서 버스 6대를 나눠 타고 출발, 군사분계선을 넘어 9시 30분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뒤 이곳 2층 식당 안쪽에 마련된 파주지역 제14 부재자투표소로 올라가 부재자투표 용지와 후보자 홍보 인쇄물이 담긴 발송용 봉투를 받았다.

이들은 선거 홍보물을 검토한 뒤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기표소에서 기표를 하고 회송용 봉투를 봉인, 투표함에 넣고 투표소를 빠져나가는 것으로 순조롭게 투표 절차를 마쳤다.

개성에 2년 6개월째 체류중인 최한수(41)씨는 “모든 표가 소중하겠지만 우리도 오전 일과를 빼고 이곳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나왔다”며 “우리 정치를 바꿀 수 있겠다 싶은 분을 찍으려 하는데 두 후보를 놓고 아직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송말녀(39.여)씨는 투표를 마친 뒤 “버스를 타고 CIQ까지 와서 기다리는 등 불편한 절차를 감수하면서 투표한 만큼 대통령 되시는 분이 나라를 편하게 이끌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인근 1사단 수색대대와 공병대 장병들도 부재자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 투표소를 찾았지만 선관위 직원의 양해 요청에 따라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순서를 양보했다.

경기도 내에 설치된 부재자 투표소는 112곳으로 모두 81만755명이 부재자 신고를 했으며 개성공단 체류자는 13일, 그 외 부재자 신고자는 13~14일간 투표를 실시한다.

파주시 선관위 관계자는 “개성공단 체류자의 부재자 투표함은 오늘 곧바로 일괄적으로 우편 발송돼 유권자 주소지의 선관위에 도착하게 되며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개봉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