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선전선동부, 영화 속 오류 찾아내 편집할 ‘기술부’ 새로 꾸렸다

최신기술로 숙청·처형된 이들 지우는 임무 담당…사무실은 문화성 산하 촬영소에 각각 꾸려져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가 제작한 영상. /사진=북한선전매체 ‘메아리’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 중앙당 선전선동부가 선전교양용 영화들의 영구적인 보존·관리·이용을 위해 최근 직속으로 3개 기술부를 조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서들은 김정은 체제에서 숙청·처형된 이들이 등장하는 장면을 모조리 찾아내 최신기술로 수정·편집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지난 10일 당 선전선동부 직속으로 기술 1, 2, 3부가 생겨났다”며 “이 부서들의 역할은 당의 방침과 어긋나는 행위로 숙청, 처형된 자들과 그와 연관된 자들이 영화문헌, 기록영화, 예술영화 등에 나오는 경우 이를 철저히 지우고 없애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부서는 당 선전선동부 소속이지만, 사무실은 내각 문화성 산하의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평양 동대원구역), 4·25예술영화촬영소(평양 낙랑구역), 조선예술영화촬영소(평양 형제산구역)에 각각 꾸려졌다. 촬영소에서 제작된 각종 영화를 바로바로 꺼내 작업할 수 있도록 편의를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에 자리 잡은 기술1부는 2개의 실무과와 지원편집연구실 등 3개 하부조직을 두고 있으며, ▲내나라정보센터 ▲제1기술정보센터 ▲금성학원 ▲컴퓨터대학 등에서 선발한 전문 영상편집 기술자들을 포함해 약 80여 명이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25예술영화촬영소와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 들어선 기술2, 3부는 기술1부에 비해 조직규모가 작은데, 각각 아래에 1개 실무과와 지원편집연구실을 두고 30여 명의 일꾼을 거느리고 있다고 한다.

기술1부 부장에는 선전선동부 과장이, 기술2부 부장에는 선전선동부 부과장이, 기술3부 부장에는 선전선동부 책임부원이 임명됐으며, 기술부 소속 전체 일꾼들에게는 ‘당 선전선동부 기술부원’이라고 적힌 새 신분증이 주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기술부가 생겨난 배경에 대해 “8차 당 대회 당시 문화예술부문에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과업이 내려지면서 그동안 제작된 영화들을 사상교양사업에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개화발전시키는 문제도 제기됐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사상과 배치되는 행위를 한 이들이 나오는 장면을 시기에 맞게 수정하고 편집해야 해 이를 위한 기술부서를 아예 새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twenty20 img1=”280130″ img2=”280129″ offset=”0.5″ before=”조선예술영화 ‘곡절많은 운명’에 등장한 배우 최웅철.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after=”처형된 최웅철의 대체 배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그동안 당 선전부는 과거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임시조직을 구성해 ‘깜빠니아’적으로 영화를 수정·편집해왔다. 실례로 지난 2014년 장성택 처형 직후 당 선전부와 내각 문화성이 합세한 임시조직 ‘1212과학자기술자돌격대’가 결성돼 장성택과 그 측근들을 모든 기록에서 지우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장성택의 조카사위로 알려진 인기 배우 최웅철 역시 이후 처형되면서 ‘곡절많은 운명’ ‘대홍단군 책임비서’ 등 출연한 예술영화들에서 삭제됐고, 그의 얼굴이 나오는 장면은 현재 다른 배우의 얼굴로 교체돼 방영되고 있다.

소식통은 “외국의 콤퓨터(컴퓨터) 기술을 들여와 최웅철의 얼굴을 다른 신진배우의 얼굴로 감쪽같이 바꿨던 기술자, 전문가들이 이번에 생겨난 기술부에도 포함됐다”면서 “이렇게 경험 있는 일꾼들로 조직된 기술부는 8차 당대회 과업 관철을 위해 앞으로 5개년 계획 기간 내 오류가 있는 영화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 편집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