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행정부 고위관리 `한미정상회담’ 문답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14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간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전시작전권 환수 논란이 “양 정상간에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양국의 전작권 논란에도 불구, 미국의 대한반도 안보공약은 확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12일 오후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배경 설명회를 갖고 정상회담에서 협의될 주요 의제를 설명하는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문답 요지.

—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의미는.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작년 11월 경주에서 밝힌대로 양국 동맹이 얼마나 튼튼하게 공동 가치 위에 기반해 있는지를 논의할 것이다. 동맹은 위협에 공동 대처하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공동가치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 6자회담 문제는 어떤 방향으로 논의되나. 6자회담이 여전히 살아있다고 보는가. 미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포기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는데.

▲양국 정상은 북한을 어떻게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지난 공동성명에서 약속한대로 비핵화를 이루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에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6자회담이 실패했다고 믿지 않는다. 부시 대통령은 여러 기회를 통해 거의 매번 6자회담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토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해 왔다. 이제 북한이 돌아와야 한다.

—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열린 ’10자 회동’과 유사한 북핵 다자회동 방안을 거론했는데.

▲기존 6자회담을 대체하자는 뜻의 새로운 제안이 아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ARF때 북한을 제외한 ‘장관급 10자회동’을 가졌고, ‘5+5 회동’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긴 했지만 6자회담은 여전히 북한 핵문제 해결의 핵심적 논의 구조이다.

미국은 여타 6자회담 참여국들과 마찬가지로 6자회담 방식을 신뢰하고 있다. 6자회담이 아닌 다자회동 등은 보완적인 논의 구조일 뿐 6자회담을 대체하려는 뜻은 아니다.

— 전작권 환수 시기를 놓고 논란이 있는데.

▲이 문제가 양 정상간에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양국 군 관계자들간에 논의를 계속해 모종의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전작권 이양과 관련해 아직 미 국방부나 국가안보회의 차원에서 결론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는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와 한미군사위원회(MC) 등이 예정돼 있는만큼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양국의 전작권 논란에도 불구, 미국의 대한반도 안보 공약은 어떤 경우에도 확고할 것이다.

—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한미 정상간 시각차가 있는가.

▲우리는 북한의 지난 7월초 미사일 발사가 진정한 위협이고 진정한 도발이라고 믿고 있다. 한국 정부와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도 여기에 동의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우려에 대해 견해차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미국이 추가로 북한에 대해 새로운 금융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보도가 많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6자회담에 전적으로 매진하고 있다. 북한 사람들은 대화에 복귀하지 않는 수많은 이유들을 내세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 하는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 전략적 결정을 내렸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것은 아직 그들이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명확하게 밝혔듯 미 국민과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외부 불법행위들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은 대통령의 의무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 노 대통령이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만나는 이유는.

▲대부분의 정상은 방미 기간 영빈관에 머물며 그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관리들을 만난다. 한국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폴슨 장관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폴슨 장관이 새 각료이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 정상회담에서 왜 공동 기자회견이나 공동성명이 없는가.

▲작년 11월 경주에서 매우 중요한 공동성명을 이미 발표했기 때문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공동성명 작성에 참여했는데 누가 그것들을 읽어나 보았는지 의문스럽다.(폭소) 우리가 몇 개월만에 또다시 공동성명을 낸다면 아마도 똑같은 내용이 될 것이다. 공동성명이 왜 없느냐고 묻는다면 `경주 성명’을 다시 읽어보라.

공동 기자회견의 경우는 혼동이 좀 있는 것 같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양국 기자들이 두 정상을 만날 기회가 있다. 우리는 이를 회담후 풀 취재(pool at the bottom)이라고 부르는데 두 정상은 여기서 입장을 밝힐 것이다. 따라서 공동성명이 없다거나 공동 기자회견이 없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