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對北 경제제재후 북-일 교역 급감

▲ 日 해양경찰 北 만경봉호 출입검사 장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일본세관이 발표한 올 4월까지의 양국 무역액을 인용, 13억 엔의 수출액을 기록했던 조개 등 어패류의 일본 수출이 올초 북한산 조개의 원산지 부정 표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 수입 되는 어패류는 대부분 일정기간 바닷물에 담가 신선도를 회복시킨 후 유통시키는데, 소매상들은 납북자 메구미양 ‘가짜 유골’ 문제로 악화된 대북 감정을 감안, 북한산 모시조개를 국내산으로 속여 팔아왔었다.

일본 정부가 원산지 표시의무를 강화함에 따라 북한 수출의 효자노릇을 해오던 북한산 모시조개가 큰 타격을 입게 된 것. 모시조개 수출액은 북한의 대일 수출액의 20%에 이르며, 일본 전체 모시조개 소비량의 40%를 차지한다.

대일수출 주력품목인 위탁가공의류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9.1%나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북일 간의 교역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일본 당국이 100톤 이상 선박 중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외국선박의 일본 입항을 금지한 것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을 운항하는 북한 선박 중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선박은 16척에 불가한 것으로 알려져, 북일 간의 물자교역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국내의 북한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경제제재로 인해 북한과 교역을 해오던 일본 기업들의 방향선회도 잇따르고 있다.

코트라는 최근 북한에서 위탁가공을 통해 일본으로 의류를 수입해 오던 한 일본기업의 말을 인용,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들의 북한산 제품 불패운동 압력과 소비자들의 기피에 따른 기존 거래처의 거래중단으로 인해 더 이상 일본에서 판매자체가 불가능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전했다.

올 4월까지의 북일 간 무역액은 북한의 대일 수출액이 46억 1천만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줄었으며, 대일 수입액도 23억 5천 2백만 엔으로 전년대비 13.6% 감소했다.

2004년 북한의 대일 수출액은 177억 엔으로 최근 20년 동안 처음으로 200억 엔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양국관계에 특별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현 교역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올해나 내년에는 100억 엔대 이하로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코트라는 분석했다.

일본은 중국과 한국에 이은 북한의 세 번째 교역 상대국이지만,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의 영향으로 대일 교역규모는 2002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