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지사 “정동영 양극화 해법, 인기영합주의”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는 24일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이 군병력 감축을 통한 양극화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한데 대해 “정치 지도자로서 국가적 과제를 인기 영합주의적으로 풀어나가려 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손 지사는 이날 조선호텔에서 중앙일보와 현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린 ‘동북아 미래포럼’에 참석, 일문일답을 통해 “양극화 문제는 기존에 있던 것을 잘라서 없는 사람에게 나눠준다는 ‘제로 섬’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국방비를 줄여 양극화를 해결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양극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지사는 “안보, 국방 문제는 냉철한 분석, 판단을 필요로 한다”며 “현재 추진중인 국방 현대화 계획이 완성되려면 최소한 15∼20년 걸리고, 재원도 600조원 가량 소요될 예정인데, 국방비 감축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못할 뿐더러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지사는 특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까지 지낸 사람이 이 기구에서 만든 국방 현대화 계획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외부인사 영입론과 관련, 그는 “정치권에서 외부 영입에 대한 신화를 가져서는 안된다”며 “사회적 명망만으로 충분한 검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당의 유능한 인사들이 이미 경합하는 상태에서 자체 인력을 보호하고 신장시키는 대신 자칫 당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사학법 투쟁에 대해서는 “오늘 여당 원내대표 선출로 공식 대화창구가 생기면 국회의 본질인 협상, 타협, 민주주의 룰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손 지사는 ‘동북아의 미래와 평화경영정책’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는 ‘한미동맹’, ‘민족공조’ 등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실사구시적 상생.협력으로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평화경영’ 구상을 제시했다.

손 지사는 북한 인권에 대해 “이데올로기적이 아닌,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한국정부에 미국 정부 수준으로 대응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북한인권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한나라당 주장과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