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예술단 파격 대우, 北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1일 평양 대동강 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한국 예술단의 공연 소식에 북한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번 공연에 조용필, 최진희, 레드벨벳 등 11팀으로 구성된 한국 예술단은 26곡의 노래를 불렀으며 이번 공연에는 김정은과 리설주도 참가했다. 또한 북한 노동신문은 2일 1면 전면에 한국 예술단의 공연 소식, 김정은의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면서 이례적으로 걸그룹을 포함한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미 상당히 많은 한국 노래를 접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이 직접 한국 예술단 공연을 참가하고 출연진과 함께한 만큼 공연 및 노래에 대해 상당히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NK는 북한 및 외국에서 한국 노래를 많이 들어봤다는 한 탈북민(김철민‧평양 출신)의 인터뷰를 통해서 주민들의 예상 반응 및 체제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짚어봤다.

-평양에서 한국 예술단이 공연했는데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 같나?

“북한 주민들은 통일과 관련한 분위기를 많이 띄운다고 생각하고 김정은이 약간 개방적인 측면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

-개방적인 측면이라면 무엇을 말하는가?

“예전에는 공연할 때 정해진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혁명화(처벌) 받고 그랬다. 지금은 그런 모습에서 조금 완화됐다고 생각할 수는 있다고 본다. 무대나 의상 등 이런 것들을 보고 김일성이나 김정일 때는 생각하지 못한 것인데 파격적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북한 주민들이 한국 노래를 들으면 단속하는데 김정은은 평양에서 한국 공연을 관람했다. 이에 대해서 북한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 것 같은가? 불만이 있지는 않을까?

“당연히 각이한 반응이 나올 것이다. 일단 아무런 정보를 접하지 못한 주민들은 별로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 사회주의에서 한 지 벌써 70년이 넘었다. ‘너는 왕이고 나는 백성이고’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 있다. 너는 공연 보고 나는 못 보게 하나 이런 생각을 안 한다. 권력층과 백성이 분리되어 있다면서 그런 의문점을 품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외부 정보를 많이 접한 주민들은 당연히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왜 평양만 이런 기회를 잡나’는 불만을 품을 수도 있고, 그동안 왜 남조선(한국) 노래나 드라마를 강하게 통제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한류에 대한 차단을 현재도 강하고 진행하고 있는 김정은, 리설주가 한국 공연단 공연을 봤다는 사진은 주민들에게 한류통제에 대한 해제를 꿈꿀 수 있게 해줄 것 같다. 이런 보도에 기대감을 품는 주민들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평양에서 공연한 노래나 영상들은 북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나?

“곧 퍼질 것이다. 통제하는데 어떻게 그게 다 되겠나. 저번에 한국 공연에 참가했던 사람들에게 일체 나와서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선희의) ‘J에게’ 등은 벌써 퍼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게 다 돈벌이 수단이라 빨리 퍼진다. 한두 달 있으면 “이번에 남조선 얘들 공연한 거 알판(CD) 있는데” 하면서 파는 사람들도 나올 것이다.”

-북한 사람들은 한국 노래를 많이 듣나? 단속이 심하지 않나?

“너무 많다. 다만 그게 한국 노래인 줄은 모른다. 그러니까 그걸 단속할 사람이 없다. 노래 부르는 걸 뭐 하러 단속하나. 거기 사회주의 무너뜨리자 이런 노래가 아니니까. 일반적으로 강연회 같은데 모아 놓고 남조선(한국) 노래 부르지 말라고는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게 남조선 노래라고 생각을 안 하니까 막 부른다.

2008년인가 2009년도 우리 조카가 군대 나가는데 역전에서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부르더라. 아 그래서 저런 노래도 있는가보다 그랬는데 근데 그게 남조선 노래인 줄 사람들이 꿈에 생각 못 했었다.”

-요새는 노래를 보통 어떻게 듣는다고 하던가?

“지금은 웬만한 집에 컴퓨터가 다 있다. 그래서 DVD로 듣는다. 또한 핸드폰으로도 듣고 MP3로도 듣는다. 북한 핸드폰에 블루투스 기능이 있어서 그걸로도 공유해서 듣는다. 또 USB나 메모리 칩을 사용해서도 전국에 퍼지는데 퍼지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고 한다.

이번 방북 공연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이 전보다 자유롭게 좋아하는 노래를 접하고 한국과의 공감대도 넓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