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9절 앞두고 강연회 열어 ‘새로운 통일시대’ 강조”

소식통 "경제 성과 만들기 주력...'1일부터 평양시 철저 봉쇄' 지시 하달

북한이 올해 정주년을 맞는 정권수립일(9·9절)을 앞두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통일시대’를 강조하는 강연회를 여러 차례 연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국경지역에 나온 평양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원수님(김정은) 시대 들어 공화국 창건 70돌이라는 큰 행사가 열리는 만큼 강연회가 여러 차례 열렸다”며 “강연은 특히 위대한 수령님들(김일성·김정일)의 유훈대로 원수님의 구상에 따라 새로운 통일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주로 내부의 주요 정치적 행사를 앞두고 ‘남조선(한국)을 해방하고 남녘 동포들과 얼싸 안고 통일을 맞이하자’는 내용의 강연이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통일시대’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며 강조하는 바가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 같은 모호한 강연 내용에 의아함을 내비쳤고, 강연자에게 새로운 통일시대가 무엇인지 묻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어 그는 “행사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건의 사건사고도 없어야 한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하는 회의도 여러 번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9·9절을 앞두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전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경제성과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신문이나 방송 등 매체에서는 국가계획을 완수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이 같은 발표를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국가계획을 완수했다거나 초과달성했다는 발표가 나오는데 주민들은 믿지 않는다. 해마다 계획을 완수해 왔지만 나날이 쪼들려만 가기 때문”이라며 “계획서를 만드는 부서의 일꾼들 조차도 초과달성이라는 말은 신문이나 방송에서만 쓰는 용어로 여기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2월 8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또한 최근 들어서는 평양시 출입 통제도 강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북한의 열병식 개최 동향이 포착되는 등 국제사회의 시선이 평양에 쏠리고 있는 만큼,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하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9월 1일부터 지방출장자를 비롯해 친척방문하는 일반 주민들도 일체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포치했다”면서 “특히 평양시를 철저히 봉쇄하는 임무를 맡은 호위국 경비여단에는 9월 1일부터 평양시에 들어오는 인원 단속은 물론 모든 차량에 대해 철저한 검열단속을 펼치라는 특별경비령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통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9절 계기 방북설과 관련해 “평양 주민들은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면서도 “주민들은 만약 시진핑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쌀을 비롯한 많은 선물을 들고 올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환영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대체로 북한 주민들은 시진핑 주석 등 중국의 고위급 인사 방북 여부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심지어 평양 주민들 중에는 국빈급이 오게되면 오히려 단속이나 통제가 더욱 심해져 차라리 아무 일도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밖에 소식통은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에 대한 당 내부의 반응에 대해 “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원수님(김정은)이 중국에 두 번(공식 방문)이나 갔으니 이번 9·9절 70돌에 (시 주석이) 혹시 오지 않겠느냐 하는 막연한 생각 뿐”이라며 “당에서는 중국 간부 서열 3위 정도만 와도 최고의 간부가 온다고 여긴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