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동차공장, 타이어 없어 차 출하 못해…원자재 부족 심각

소식통 “중고 타이어 가져와야 끌고 갈 수 있는 상황"…내부선 "이게 자력갱생이냐" 불만도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017년 11월 2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 당국이 연일 경제 목표 달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원료 부족으로 인해 각 부문별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바퀴를 생산하지 못해 상품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에서 고무 타이어가 없어 지난해 80일 전투 기간에 생산한 5톤 화물차를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며 “차체는 있는데 바퀴가 없어 끌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는 덕천시에 위치한 북한의 대표적인 자동차공장으로 화물트럭을 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기업소에서 출하되는 차들은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 및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등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해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북한은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당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 등 당과 내각의 고위 인사들이 자동차공장을 현지지도하며 제조업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 2017년 이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찾아 5톤급 신형 화물자동차를 시운전하며 “차량의 엔진 소리가 일정하고 변속도 잘되며 기관 상태가 대단히 훌륭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를 비롯한 기계공장들을 현대화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기계제품들을 우리 식으로 개발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고 대북 제재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폐쇄하면서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원료나 부품 수입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국경봉쇄 이후에도 자동차 생산에 이용되는 기계 부품이나 고무타이어 수입은 조금씩 이뤄지고는 있지만, 국가 주요 기관에서 주문한 자동차 생산에 우선 배당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앙당이나 군과 같은 주요 기관에서 발주한 차량은 새 타이어가 장착된 상태로 출하되지만, 그 외에 일반 기업소나 사업자가 화물차를 구입하려면 중고타이어를 가져와 장착한 뒤 끌고 갈 수 있다고 한다.

이에 현지에서는 “새 차에 중고타이어를 맞추는 것이 자력갱생이냐”며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무타이어 뿐만 아니라 생고무 수입도 감소한 상황이어서 고무를 원료로 사용하는 신발 공장 등에서도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원료 수입 없이 제조업의 생산을 확대할 수 없다”며 “기업소 관계자들은 경제목표 수행을 위해서라도 빨리 무역이 재개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