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료공장 주변 매매 성행…”보위원도 돈벌이 적극 가담”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북한 흥남비료공장에 비료를 빼돌리려는 장사꾼들과 이를 구입하려는 각종 단위들로 북적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비료공장들에 비료를 실러 온 뜨락또르(트랙터)와 자동차들로 북적이고 있다”면서 “특히 흥남비료공장 비료가 최고이기 때문에 도내 농장뿐만 아니라 전국의 방방곳곳의 부업단위들, 군의 후방부서들까지 차를 끌고 와 공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군(郡) 경영위원회의 일군(일꾼)과 협동농장 관리 부위원장은 비료전표를 쥐고 겨울부터 대기하고 있기도 했다”면서 “식구가 적은 개인집을 택해 식량을 보장해주면서 숙식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농사철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꼬박 5, 6개월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라면서 “비료를 받는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자재 부족과 열악한 전력사정, 그리고 낡은 설비 등으로 비료 생산량은 늘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해마다 농사철이 되면 비교공장 간부에게 뒷돈(뇌물)을 주거나 비법(불법)적으로 흘러나오는 비료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또한 협동농장에서는 몰래 수확한 알곡(옥수수나 쌀)을 숨겨 놓은 경우도 있다. 비료공장 주변에서 불법으로 비료를 넘기는 장사꾼들과 거래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작업이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따른다. 특히 최근 결성된 비사회주의 그루빠(단속원)에 걸리면 통째로 압수되거나 심하면 “국가비료를 도적질한 죄”로 교화형(감옥행)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법 자금으로 형성된 관계로 인해 무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비료는 생산 노동자들이나 장사꾼들이 공장의 보위대와 짜고 몰래 밤에 빼돌리곤 한다”면서 “겨울철에 싼값에 사들여 공장 기업소 창고에 보관비를 내고 대량으로 확보하는 손큰 장사꾼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에선 비사회주의 그루빠를 밖에 풀어놓고 비료가 새나가는 곳들에 24시간 교대로 보초를 세우지만 그들 역시 돈을 받고 통과시켜줌으로 통제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런 비료 장사에 보안원과 보위원이 간접적으로 가담하기도 한다. 매년 이 시기에 비료 구입을 하려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점을 목도(目睹)한 공안 기관들이 이를 활용한 돈벌이에 나섰다는 의미다.

소식통은 “보위원과 보안원은 장사꾼들에게 ‘뒤를 봐주겠다’고 꼬드겨 돈을 챙긴다”면서 “힘이 없는 장사꾼들은 비사회주의 그루빠에 걸리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들과 협력해 떨어지는 몫만 챙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농사철에는 각종 비리가 넘쳐난다. 때문에 힘도 없고 돈도 없는 일반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획득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아무런 빽도 없는 일반 농장일군들은 비료를 빨리 확보하지 못한 안타까움에 술을 퍼마시고 한탄하기도 한다”면서 “이러다가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아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