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벌써 남한 차기 대통령선거 개입하나?

▲ 27일 국회 정치개혁협의회에서 선거연령 하
향 조정 등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은 벌써 2007년 남한 차기 대통령 선거개입에 들어갔는가?

28일 조선중앙통신은 ‘집권음모 실현을 위한 교활한 책동’이라는 제하의 개인 논평을 싣고 차기 남한 대통령 선거와 관련, 한나라당이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모으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통신은 야당의 ‘주요 당직자회의’를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기 위해 모략을 꾸미는 회의”라고 공격하면서 “남조선 청년학생들은 反한나라당 투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올들어 북한 당국은 미군철수, 핵문제, 국가보안법 등을 공격했으나 북한매체가 차기 대선을 언급하면서 야당을 비난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다음은 논평요약.

<요약>

– 지금 한나라당이 다음 번 대통령선거와 국회 총선거를 겨냥하여 또다시 권력을 쥐여보려고 획책하면서 지지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다음 번 대선과 총선 때 선거자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젊은 세대들을 끌어당기기 위한 모략을 꾸미고 있는 것을 놓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다.

– 얼마 전 한나라당은 ‘주요당직자회의’라는 것을 벌려놓고 다음 번 대선과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그때 가서 선거자로 되는 현재 고등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을 비롯한 젊은층의 지지를 받기 위한 대책을 세우기 위한 모의를 벌렸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한나라당은 새로운 보수청년단체들을 조직하는 한편 진보적 청년들을 개량, 변질시키기 위한 책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남조선의 각계층 인민들과 청년학생들은 反한나라당 투쟁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림으로써 시대와 역사의 수치스러운 오물인 한나라당을 파멸의 구렁텅이에 처넣어야 할 것이다.

<해설>

김정일 정권은 노무현 정부가 대북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을 계속 실시해주기를 바란다. 정권 유지에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김정일 정권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이고, 그 다음은 남한의 정권이 바뀌는 것이다. 남한의 정권이 바뀌면 김정일 정권은 남한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

북한이 한나라당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차기 대통령 선거와 관련, 야당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실추시키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

통신은 ‘젊은 사람들을 개량, 변질시킨다’고 하면서 ‘한나라당의 정치적 목적을 분쇄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 최근 여야 협의로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북한 당국은 여당은 공격하지 않고 야당이 젊은 표를 모으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는 법안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나당을 흠집 내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북한의 선전내용을 유심히 보면 마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지방당에 지시하듯, 남한 내 특정세력을 선동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북한 당국이 남한 내에 지하당과 같은 동조세력이 많은 것처럼 보여주려는 측면도 있다. 선거가 임박하면 <노동신문> 등의 매체들은 더 열을 올린다. 자기에게 유리한 당을 지지하는 일은 없고, 불리한 당을 공격하는 것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2007년 대선과 관련해서 북한 당국이 벌써부터 자기에게 불리한 당을 공격하는 것을 보면 차기 대선과정에서 노골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이 처해 있는 대내외적 환경이 그만큼 불리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