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학 앞두고 대소독…교실 출입 못하게 ‘봉인 딱지’ 붙이기도

"평양 내 지방 학생들 내보내라" 지시도…동부·중부·서부 등 지역별 전용 수송 열차 마련

개학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6월 4일 전날(3일)개학한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메아리 캡처

북한 당국이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 ‘7월 1일부터 두 달간 방학’ 지침을 내린 가운데, 방학을 앞두고 전국 교육시설에 대대적인 방역소독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당국은 철저한 방역을 위해 교실 문을 걸어 잠그고 ‘봉인 딱지’를 붙이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한층 심각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방학 지시와 함께 지난달 29~30일 이틀간 도·시·군 방역기관에서 학교들과 협동 하에 모든 대학,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소학교(초등학교) 교실 대소독을 진행하고, 30일에는 모든 교실에 봉인 딱지를 붙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시에 따라 현재 북한 전역의 모든 학교 교실 출입문은 자물쇠로 봉인됐고, 교실 앞뒤 출입문에는 방역 작업이 완료됐다는 의미의 도·시·군 방역소 도장이 찍힌 손바닥만 한 ‘봉인 딱지’도 위아래로 총 4개씩 붙었다.

북한 당국은 특히 이 봉인 딱지를 교실문과 문틀 사이에 붙이도록 했는데 이는 교실 출입을 엄격히 금지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풀이된다. 누군가 교실문을 열면 문틀과 문 사이에 붙어있던 봉인 딱지가 찢어지는 원리를 이용해 출입 여부를 파악하는 식으로 관리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앞서 북한 당국은 교직원들과 학생들을 동원해 자체적으로 교실 방역소독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중앙방역위원회가 내려보낸 연기분무식, 물약식, 가루식 소독약들이 지난달 26일 현지에 도착했고, 학생들과 교원들은 그로부터 사흘간 소독사업에 나섰다”며 “이들은 오전 7시 30분에 학교에 나가 작업을 하고 점심 먹으러 나갔다가 다시 낮 1시에 돌아와 밤 10시까지 소독사업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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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역의 모습. /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한편 이번 방학 지시에 따라 수도 평양에서는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을 내보내는 대책이 세부적으로 전달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그는 “지방에서 올라온 평양 중앙대학의 학생들을 6월 30일 저녁부터 7월 2일까지 전부 평양에서 내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져 대학 교무부와 철도성이 열차편성 조직 사업을 진행했다”며 “이에 따라 지방 출신 평양 중앙대학 학생들을 각 지역에 실어나를 만대열차가 마련됐다”고 했다.

과거 북한 당국은 일반 객차 한 량에 대학별로 학생들을 태워 내보내곤 했는데 이번에는 동부, 중부, 서부 등 출신 지역으로 나눠 학생들을 한꺼번에 실어 나를 전용 수송 열차를 보장하도록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북한은 대학에 따라 열차 칸을 분리, 예컨대 1호 칸에는 김일성종합대학, 2호 칸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 3호 칸에는 장철구상업종합대학 학생들을 태우는 식으로 구분해 수송 조치하도록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는 그만큼 지방 학생들을 평양에서 빨리 내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지방 출신 학생들은 지역에 따라 나뉘어 동해1·2선, 중부내륙선, 서해선 열차를 타는데 출발역과 날짜, 시간이 각기 다르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여름방학이 없는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의 경우에는 대학 교무부에 ‘학생들에게 평양 시내 외출증을 발급하지 말라’는 지시가 별도로 내려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