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지원 거부, 韓∙中 원조 때문”

▲ WFP를 통해 한국이 지원한 식량

북한이 세계식량계획(WFP)의 식량 원조를 거부하는 이유는 남한과 중국의 원조를 충분히 받게 됐기 때문이라고 국제 민간구호단체 관계자가 밝혔다.

국제 카톨릭 구호단체 카리타스(Caritas)의 캐시 젤웨거(kathi zellweger) 국제협력국장은 “북한이 원조를 거부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남한과 중국이 그동안 원조를 증가해왔기 때문”이라고 26일 러시아 노보스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고 RFA가 27일 전했다.

남한과 중국이 국제기준의 분배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은 채 대규모 식량 원조를 실시하면서 까다로운 감시활동을 요구하는 국제 구호단체의 지원을 북한 당국이 거부하는 배경이 됐다는 것.

젤웨거 국장은 “국제기구에서 원조하는 상당량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며 “UN과 국제 구호단체의 인도적 지원을 북한이 거절함으로써, 북한 당국으로부터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이 부정적 영향을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원조를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를 과연 북한 당국이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된다”면서 “평양 당국이 내린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 아니며, 회담과 협의를 통해 변경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젤웨거 국장은 올해 북한이 풍작을 거두었기 때문에 식량사정이 훨씬 나아지게 되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발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문제를 아직 활성화시키지 못했다”고 말하며 “협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이 새로운 수준으로 개방해야 하는데, 아직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에 대한 카리타스의 인도적 원조 규모는 지난 10년 동안 3,000만 달러를 넘어섰고, 올해 3월부터 2백50만 달러를 모금하는 새로운 운동을 시작했다고 젤웨거 국장은 밝혔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