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과 군사동맹 관계 강조 이유

<노동신문>은 3월 5일자 ‘동북아시아의 냉전구도는 해체되어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하고, “동북아의 정세가 복잡하게 된 원인이 한-미-일 3각 군사협력에 있다”며 “중국과의 군사공조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논평요약.

<요약>

– 미국정보기관들의 두뇌진인 ‘정보위원회’는 2020년에 가서 중국이 미국에 도전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 미국의 대중국 견제책동은 사상과 이념, 제도와 신앙의 차이를 초월하여 평화와 공존, 번영을 지향하여 나가는 새 세기의 시대적 흐름과 인류의 염원에 대한 엄중한 도전행위이다.

– 미국의 동북아시아 안보전략은 여전히 일본, 남조선과의 안보동맹에 의거하여 우리 나라와 중국 등을 견제하기 위한 냉전구도 유지전략이다. 2기 부시행정부가 중국을 2020년 경에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잠재적인 적수’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그에 따른 것이다.

– 미국은 중국이 2020년 전에라도 대미 도전세력으로 출현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지역에 미 군사기지들을 먼저 들이밀어 대중국 포위환 형성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은 일본, 남조선과의 3각 군사동맹의 일환으로서 3각 미사일 방위체계 수립을 다그치고 있다.

– 미국은 조미 핵 문제 해결의 진척 정도에 맞추어 북남 관계의 ‘진전속도를 조절’하라고 남조선 당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우리 민족내부문제에 사사건건 코를 들이밀고 있다.

– 동북아시아와 조선반도에서 냉전시기의 대결구도를 해체하는 것은 이 지역 나라들의 공동의 이해관계에 부합될 뿐 아니라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동북아시아와 조선반도에서 냉전구도를 해체하고 지역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 나라들이 미국에 공동으로 맞서나서야 한다.

<해설>

2기 부시행정부가 전세계의 민주주의 확산을 선포하고 나서자, 김정일 정권이 중국과의 군사혈맹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왕자루이(王家瑞)가 평양을 방문하기 며칠 전에 갑작스레 ‘외무성 성명’을 발표, 중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김정일의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불참선언은 사전에 중국과 상의가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김정일이 ‘깜짝 쇼’를 한 것은 한반도 군사문제를 중국에 각인시키기 위한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왕자루이의 방북이 끝나자 김정일은 이른바 회담 복귀 4대 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6자회담 복귀문제에서 중국의 중재 역할을 높여주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정일은 미국의 대 중국정책을 비난하고 북-중 군사동맹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일은 한-미-일 3각 군사협력관계를 비난하면서, 북-중-러의 3각 군사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테러 지원국인 김정일이 핵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며, 핵물질을 해외에 이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와 북-중 군사동맹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김정일은 핵문제를 희석시키기 위해 북-중 군사동맹관계의 중요성을 중국에 환기시키려 하는 것이다.

북한이 중국과의 군사동맹을 강조하는 모습은 과거 2차 대전 때 공산권을 보존하기 위해 ‘소련을 무장으로 옹호하자!’고 한 김일성의 행보를 다시 보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의 동북아 정세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김정일이 알아야 한다.

김정일은 실리를 추구하는 현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언젠가는 자신을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현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