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신 스마트폰, 또 中 제조사 제품으로 조회…대북 제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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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마트폰 진달래7의 사용설명서와 후면.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올해 초 공개한 최신 스마트폰 ‘진달래7’의 고유번호를 조회한 결과 제조사가 또 중국에 본사를 둔 회사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진달래7’을 포함해 다섯 번째로, 대북제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데일리NK가 국제모바일기기식별코드(IMEI)를 조회할 수 있는 웹사이트 IMEI.info에 ‘진달래7’의 정보를 입력한 결과 제조사가 중국 선전(深圳)시에 본사를 둔 스마트폰 제조기업 우미디지(UMIDIGI)로 확인됐고, 세부 모델은 ‘F1’으로 나타났다.

IMEI는 스마트폰의 불법 복제 등을 방지하기 15자리로 구성된 번호로 이동전화 단말기가 출고될 때 제조사가 부여된다. IMEI로는 제조사, 모델, 단말기 번호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위변조는 거의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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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디지 스마트폰 ‘F1’. /사진=우미디지 홈페이지 캡처

또한, ‘진달래7’과 ‘F1’은 외형과 주요 성능도 상당히 유사하다.

두 제품은 모두 물방울 노치(Notch)를 디자인이며 전면 디스플레이 크기(6.3인치), 해상도(2340 x 1080, FHD+), 운영체제 버전(안드로이드 9.0)이 같았다. 심지어 후면 카메라와 지문인식센서 모듈의 모양도 일치했다.

다만 배터리 용량과 카메라 성능에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진달래7’의 배터리 용량은 5,200mAh이었는데 ‘F1’은 ‘5,150mAh’이었다. 카메라의 경우 ‘진달래7’ 전·후면이 각각 16MP, 21MP, ‘F1’은 16MP, 16MP+8MP’이었다.

하드웨어 성능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진달래7’이 ‘F1’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이 중국 제품을 들여와 재조립하고 소프트웨어만 본인들 실정에 맞게 바꾸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IMEI 번호와 하드웨어 특성으로 비춰봤을 때 ‘진달래7’의 제조사인 만경대정보기술사와 우미디지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스마트폰이 중국 제조사와 연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본지가 확보한 다수의 북한 스마트폰의 IMEI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로 조회된 바 있다.

북한 스마트폰 평양 시리즈 ‘2418’, ‘2423’, ‘2425’의 IMEI 번호는 지오니사(社) 제품으로 나타났으며 ‘철령201’은 ‘Shenzhen Oujia Electronic Technology’의 제품으로 나왔다.

두 회사 모두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이다.

여기에 북한의 다른 스마트폰 평양2426, 평양2428, 아리랑151의 IMEI 번호는 예멘, 대만 등 중국 외 나라로 조사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기계 및 전자기기 제품의 대북 수출입을 금지한 대북제재(2397호)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북한에서 ‘진달래7’은 약 300달러(한화 약 36만 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진달래7은 31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며 “철령201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진달래7’의 바탕이 되는 우미디지 ‘F1’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약 18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외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들여와 국산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후 비싼 값에 주민들에게 팔아넘기는 것으로 보인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통해 주민들의 외화를 흡수하려는 북한 당국의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