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단체 “오바마, ‘인권있는 대북정책’ 펴라”

버락 오바마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국내 북한인권단체들의 반응은 기대감과 우려감으로 엇갈렸다. 그러면서도 단체들은 공통적으로 오바마 행정부에게 ‘북한인권이 포함된 포용정책’을 기대했다.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한국의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인권 없는 대북포용정책’을 펴왔다면,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악의 축’ 발언 등 ‘포용 없는 대북인권정책’만을 펴왔다”며 “이 때문에 지난 10년간 북한인권문제는 실질적인 개선이 요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 대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인권있는 포용정책’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통적으로 미 민주당은 보편가치를 추구해 왔다”며 “부시 행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북한의 정권교체와 결부해 정치적으로 활용해 왔지만, 민주당은 북한인권을 ‘인권’ 그 자체로 바라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 대표는 “정치적 접근으로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활동에는 오바마 행정부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과거 클린턴 행정부와 현 부시 행정부에서의 대북정책 모두를 조율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대북정책 싱크탱크’가 필요할 때”라며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에 있어서 북한의 정치사회경제 전반의 시스템을 경험한 탈북 지식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김정일은 새로운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체제의 유지 또는 안정적인 후계구도의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며 “오바마는 북한에게 국제사회의 기준에 맞는 인권정책 시행과 핵포기를 통한 경제발전을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대북정책에서 한미 양국의 엇박자를 우려하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거 한국 정부와 부시 행정부가 이념성향의 차이로 대북정책의 박자를 맞추지 못했던 것처럼 이명박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시각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는 “굳건한 한-미공조가 북핵, 북한인권 등 북한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인데, 그동안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시기 한국 정부와 제대로 된 공조를 하지 못해 왔다”며 “이런 상황이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도 대표는 “기존의 6자회담 보다 직접대화를 선호하고 있는 오바마의 입장이 북한에게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럽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문제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이고 원칙적인 자세로 주도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김동식 목사 납치 등 납치문제에 대해 실질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