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제재 품목 실은 밀수선 中에 적발…”北 무역회사 발칵”

지난 10월 8일 신의주 앞 압록강변에서 순찰 중인 북한 경비정. /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대북 제재 품목을 가득 싣고 자국으로 향하던 중국 밀수선이 중국 당국에 적발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우리나라(북한) 여러 무역회사의 물건을 실은 중국 배(밀수선)가 이달 중순께 떠났는데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면서 “알아보니 중국의 단속에 걸려 상품을 모두 빼앗긴 상태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에 단속된 물건은 전자 제품, 속눈썹 같은 여성 관련 제품 그리고 신의주 방직공장에서 생산한 옷치(의류)들”이라면서 “보따리로는 450여 개이고, 돈으로 환산하면 중국 돈으로 600만 위안(한화 약 9억 8천만 원) 정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 신의주방직공장 현지지도 모습 / 사진=노동신문 캡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대방(무역업자)이 밀수로 원자재를 북한 측에 넘기면 북한 무역회사가 주민들을 동원해 완제품으로 제작, 다시 중국 측에 넘기는 방식으로 밀무역이 이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섬유나 금속, 전자제품 수출입을 제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한 것으로,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행위다.

그러나 북한 외화벌이 회사 입장에서는 쏠쏠한 돈벌이 기회였다. 강력한 대북 제재 때문에 위험 부담이 높지만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면 막대한 자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밀무역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던 셈이다.

소식통은 “적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무역회사들이 저쪽(중국 단둥) 대방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거는 등 한바탕 소통이 벌어졌었다”면서 “물건 값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물건을 잃은 기업들은 지금 초상집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지역에서 밀수 단속은 강화되고 있다. 압록강변을 오가는 단속 차량이 증가했고, 다롄(大連) 밀수단속국이 직접 단둥에서 밀수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