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이웃 도움으로 장례식 치른다?…”이젠 상업화로”

최근 북한의 장례가 이웃들의 도움을 통해 상당 부분 무료로 이뤄졌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상업화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배금주의와 개인주의 사상이 확산되고 있는 단면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3~4년 전만 해도 초상난 집들은 인민반 주민들과 직장 등에서 조직적으로 도와줘서 장례식 비용에 걱정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묫자리 잡는 것부터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의 모든 일정에 전부 돈이 든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초상을 치르는 3일 동안 고인을 지키려고 밤을 새우는 주민들의 식사보장에도 만만찮게 돈이 든다”면서 “이전처럼 집에서 음식을 해서 주는 가정들도 있지만, 지금은 시장 음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1990년대 중후반 대량 아사 시기 전(前)에는 상을 당하면 북한 당국에서 약간의 보조금과 식량, 술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본인들이 직접 장마당 등지에서 물품과 식량을 구입해야 했다. 다만 많은 돈이 든다는 점에서 이웃끼리 서로 도우려는 문화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그런 인식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보수 없이 장례를 도와주고 도움을 받았던 시대는 이젠 옛말이 됐다”며 “지금은 한걸음, 한걸음이 다 돈이라고 할 정도로 상업화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굴관(묘 자리)을 하는 작업에만 보통 150위안(元, 한화 약 2만 5000원)으로, 우리(북한) 돈으로 따지면 19~20만 원 정도가 든다”면서 “거기다 고인을 모시는 운구차를 구하는 데도 거리에 따라 120, 150, 200위안으로 가격이 정해져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인을 묫자리에 안장을 하고 봉분을 올린 후 제사를 마치고 장례를 치르는 동안 수고를 해준 주민들에게 답례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합치면 1500위안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시장에서 쌀 1kg은 우리(북한)돈 4900원을 한다는 점에서, 장례에 든 1500위안이면 400여 kg의 쌀을 살 수 있다.

다만 북한의 장례 문화가 상업화의 단계로 들어서고 있지만, 이전처럼 개인 집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국가처럼 완전히 상업화된 구조로 가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례는 보통 삼일장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1~2일장으로 치르기도 한다. 상복은 따로 없고 남자는 검은 완장, 여자는 흰 리본을 꽂는다. 경제생활 여건에 따라 인견이나 명주 등으로 수의를 만들기도 하지만 아직 일반화되어 있지 않아 천으로 수의를 대신하기도 한다.

1970년대에는 화장이 강요되었으나 1980년대 이후 매장이 일반화됐고, 1990년대 후반 이후 다시 화장을 유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화장에 대한 시스템이 아직 잘 구축되어 있지 않고, 주민들도 화장보다는 매장을 더 선호하고 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