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韓 핵무기 몇개로 美공격 억지”

북한은 핵무기 몇개로 미국의 군사공격을 저지할 수 있게 됐으며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미국의 한 핵비확산 전문가가 28일 주장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 골드먼 공공정책대학원의 마이클 나흐트 원장은 이날 워싱턴 소재 우드로 윌슨 센터가 `미국의 반확산 정책(Counterproliferation Policy)’을 주제로 개최한 강연회에서 미국은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이란 및 북한 핵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룰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흐트 원장은 “이란과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는) 완전한 단일 해결책이 없다”면서 “당근과 채찍을 병행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서울시민 1천200만명의 안전 때문에 북한을 공격할 수 없다”면서 “북한은 몇 개의 핵무기로 미국의 군사공격을 억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 나라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 물질 등을 획득하는 것을 막는다는 개념인 이른바 `비확산(nonproliferation)’에 대비된 개념으로 이미 금지선을 넘어 핵무기를 획득한 나라들을 핵무기 획득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반확산’ 정책이 미국 행정부에 의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인도, 파키스탄 같은 나라들의 핵무기 획득으로 비확산 전쟁에서는 패했으며, 현재는 반확산 전쟁을 진행중”이라면서 이라크를 대규모 군사적 반확산 노력이 진행된 사례로 꼽았다.

그는 미국은 비확산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과 대만, 브라질 등의 핵 개발 노력을 “기존의 안보 공약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저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나 이란 등의) 정권교체는 바람직하지만 실행가능하지 않다”면서 “미국은 이라크를 먼저 안정시켜야 이란이나 북한의 핵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흐트 원장은 지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미국군비통제군축국(ACDA)의 전략문제 및 유라시아담당 부국장으로 일하면서 러시아와의 핵무기 감축 미사일 방어 협상을 주도하고 중국과의 고위급 핵무기 대화를 기획하기도 했던 핵비확산 및 군비통제 분야의 전문가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