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현안 北은 협박, 한국은 회피”

“핵 확산을 막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대해 북한은 협박하고, 한국은 의무를 회피하고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의 스티븐 월트 교수는 4일 워싱턴 시내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열린 ‘미국의 핵 비확산 노력과 세계의 대응’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서 핵 비확산 정책의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월트 교수는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핵 비확산노력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스스로 처한 상황에 따라 편승 또는 적극 협조하거나, 또는 겉으로만 따르는 척하거나, 심지어 협박하는 형태로 반응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 협조하는 사례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과 싱가포르의 예를 들고, 한국에 대해서는 “말로는 예스라고 하면서 할 일은 하지 않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의 대응 방식은 전형적인 ‘협박’이라면서, “1990년대는 그같은 협박이 통했으나 조지 부시 행정부는 절대로 협박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트 교수는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체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부시 행정부가 더 이상의 양보나 노력을 하는데 대해서는 반대했다.

월트 교수는 “모든 핵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면서 핵 비확산 노력은 북한, 이란 등과 같은 ‘불량국가’들에게 집중돼야 하며, 이웃의 선량한 국가들이 불량 국가들에 대처할 기회를 못 갖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타이거 우즈를 상대로 골프를 이길 공산이 없다면 그를 상대로 한 골프 게임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북한이 핵 무기 경쟁에서 이웃의 일본이나 대만을 따라 잡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핵야심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월트 교수는 미국의 비확산 노력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 초강대국이라는 지위가 다른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 이라크전에서 드러났듯이 미국의 이념이나 정책에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는 점 ▲ 파키스탄의 핵 묵인과 같이 미국의 정책이 ‘이중 기준적’이며, ‘위선적’으로 비쳐지고 있는 사실을 들었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