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황금평-나선 합작산업 집중육성 합의

13일 대규모 수행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 장성택이 북·중간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1차 성과물을 내왔다.  


14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천더밍(陳德銘)상무부장과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북 나선경제무역구와 황금평·위화도경제구의 공동개발과 공동관리를 위한 연합 지도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양측은 황금평은 정보산업, 나선(나진선봉 특구)은 물류와 관광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황금평 개발 포기설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중국 국영기업이 나선 항만에 투자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어 이번 합의를 통해 특구 개발이 크게 진척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도 “장성택은 김정일 사망 전 북중 경협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황금평과 위화도, 나선특구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장성택이 중국 중앙정부에 직접 호소하려는 듯하다. 중국 측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북한과 중국은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황금평·위화도와 나선지구 공동개발을 위한 제3차 회의를 개최했다. 중국은 황금평·위화도보다는 상대적으로 물류문제 등 전략적 중요성이 큰 나선 진출에 치중하면서 기업의 투자는 기업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북한은 그동안 나선지구와 황금평 개발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경제난 타개를 위해 황금평 등 개발 사업의 획기적인 진전을 기대한 북한으로서는 일단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국영기업이 투자 의사를 밝힌 나선과 달리 황금평은 아직 구체적인 투자자가 나오지 않아 진척은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은 2010년 8월 김정일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창춘(長春)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헤이룽장(黑龍江)성 소재 수십만 정보의 유휴지(遊休地)를 북한에 장기간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합의사항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정보당 6,7톤의 곡물이 생산된다는 점에서 ‘식량난 타개’가 절박한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이번 방중을 통해 실무적인 절차를 마무리 짓고, 적극적인 시행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김정은 정권이 현재 추진 중인 경제개혁이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을 점진적으로 수용해 가는 과정임을 설명하고 개혁의 성공을 위한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기업소 운영과 관련해 ‘선(先) 국가투자 후(後) 분배’ 등의 내용을 담은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인 ‘6·28방침’의 전면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 마련이 중요한데 국제적인 고립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중국의 투자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 중국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 또는 저리 차관 대출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정부 소식통도 “북한 대표단의 이번 방중을 큰 틀에서 보면 경제 개선을 위한 자금 확보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고 전망했다.


관건은 중국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호응할지 여부다. 통일부 당국자도 “중국이 중앙 정부 차원에서 어느 정도 호응할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중국이 어느 정도의 ‘떡’을 줄지가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이 북한이 원하는 것을 다 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개혁개방 등) 국제사회 요구에 대해 진전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 자신들의 희망을 충족시키는 효과적 방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