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한국체류 연장..北’반응’에 관심 집중

사흘 째 방한 중인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국 체류일정을 13일까지 하루 연장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힐 차관보는 지난 10일 오후 입국해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한 북핵라인 인사들과 두루 접촉,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및 ‘2.13 합의’ 이행 방안 등을 논의한 후 12일 오전 베이징(北京)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정부 당국자들은 일단 힐 차관보의 체류일정 연장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

한 당국자는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이 부재 중이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우 부부장은 현재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일본 방문을 수행 중이며 13일께 베이징에 귀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힐 차관보의 일정 변동은 미측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BDA 문제 해법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힐 차관보가 12일께 베이징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회동을 추진했으나 BDA ‘해법’에 대한 북측 반응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일정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힐 차관보는 12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함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 `언제 베이징으로 돌아가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언제 온다는 얘기가 아직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베이징으로 갈 지 워싱턴으로 갈 지 모르겠다. 오늘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미.북간 회동이 성사되면 곧바로 6자회담 대표들을 불러모아 회담을 재개시킨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구상에 대한 나머지 참가국들의 공식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신중론도 없지 않다.

한 외교 소식통은 “BDA 문제로 정체됐던 ‘2.13 합의’ 이행 과정을 추동하기 위해 책임있는 수석대표로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북한측에 빈틈을 보이면서 잘못된 신호를 보낼 위험부담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BDA 해법에 대한 북한 측의 반응을 미리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 일을 서두름으로써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읽힌다.

힐 차관보는 서울에 하루 더 머물면서 12일 낮 천 본부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합의 이행 시한(14일) 연장가능성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