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남항서 노동자 6명 사고사…주민들 “낡은 설비 문제 해결해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강변에 쌓여있는 석탄과 운반선 모습.(기사와 무관) /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흥남항(함경남도)에서 일하던 노동자 6명이 낡은 설비로 인해 현장에서 즉사하는 사고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이달 중순 흥남항에서 기중기 인끄라선(밧줄)이 끊어지면서 짐이 떨어져 선창에서 일하던 노동자 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흥남항은 일제강점기 이후 대규모 무역항으로 성장·발전해왔지만, 현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무역항의 기능을 상실하고 어항, 군항으로서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흥남항에서 사용하고 있는 낡은 설비 문제로 올해에만 벌써 9건의 유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고 발생 이후 흥남항 보안서(경찰서)는 즉시 기중기 운전공과 밑에서 신호를 보내며 방향 등 움직임을 지시하는 안전 신호공을 비롯한 연관 노동자들과 흥남항 지배인, 당위원장, 직장장, 작업반장을 비롯한 간부들을 불러다 문책했다.

소식통은 “보안서는 사고에 대한 간부들의 책임을 우선 묻고 있는데 인크라선이 끊어지는 사고가 날 때까지 낡은 설비를 고집해 왔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이를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기중기 운전공과 안전 신호공에 대해서는 설비가 낡은 상태에서 주의하지 못하고 일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현재 구류한 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지 노동자들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흥남항의 어려운 경제적 여건에서 대책을 세울만한 형편이 안 되니 하지 못한 일이지 노동자 몇 사람을 잡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낡은 설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에는 또 마찬가지의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편, 사망한 노동자의 가족들은 이번 사고에 대한 보상이나 책임이 없어 도당에 찾아가 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소가 제대로 접수되지 않으면서 유족들이 도당 위원장의 집 앞에까지 찾아가 대책을 내놓고 보상하라며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고, 이 같은 상황에 흥남항 노동자들과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도 당국의 처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