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커 “北에 HEU 생산 비밀시설 있을 것”

북한이 지난달 공개한 영변 우라늄농축 시설과는 별개로 북한내 어딘가에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가능한 유사 비밀시설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그프리트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소장은 10일 격월간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달 동료 학자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영변의 우라늄농축 시설을 둘러본 경험을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헤커 소장은 자신들이 목격한 원심분리 시설은 핵폭탄 제조용이 아니라 농축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수로를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그 이유로 “종전에 사찰을 받았던 장소에 (무기제조를 위한) 시설을 건설하고, 이를 외국인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커 소장은 “따라서 북한의 다른 지역에 HEU 생산이 가능한 유사한 비밀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또 헤커 소장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데 있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외교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미 2008년말 미국의 정권교체기 당시 주도면밀하게 짜놓은 계획에 맞춰 이번에 외부에 우라늄농축 시설을 공개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무기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 이상으로 걱정스러운 일은 분열성 물질, 혹은 분열성 물질 생산에 필요한 원심분리 기술 등의 수단을 수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게 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것은 물론, 경수로 프로그램과 원심분리 시설을 유지하겠다고 주장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면서 “플루토늄 프로그램의 폐기는 가시권 내에 있지만, 우라늄 프로그램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헤커 박사는 “미국은 이제 핵문제를 포함하되, 이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 방향으로 동북아에 대한 정책을 완전히 재점검할 때가 왔다”며 “기본적이고 지속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돼야 하겠지만 이를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 만큼 미국은 ‘쓰리 노, 원 예스(Three No’s, One Yes)’ 정책을 신속히 추진해야만 한다”고 제안했다.


헤커 박사는 ‘쓰리 노, 원 예스’는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더 이상 핵폭탄을 제조하지 않고, 핵폭탄을 개량하지도 않으며, 이를 수출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조건으로 지난 2000년 10월 미.북 공동 코뮈니케의 정신에 따라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을 약속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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