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미국이 식량지원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미국 정부는 대북한 식량지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 중인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회담을 가진 정부 당국자는 8일 “북한이 미국에 식량 지원 요청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한 평가 등의 의견교환이 있었으나 식량지원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해 미국 크롤리 대변인와 캠벨 차관보가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우리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식량기구(WFP) 보고서를 비롯해 북한 식량 사정 관련한 객관적인 평가와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계획과 관련해 그는 “미국이 식량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답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북한이 식량지원을 요청하면 한미간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인권 상황에 대해 그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 나빠졌다는 미국의 평가는 없었다”면서 “다만 미국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미는 유엔인권이사회 등에서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8일 열린 남북 군사 고위급회담을 위한 실무회담과 관련, 그는 “정부는 킹 특사에게 이번 남북 실무회담의 내용과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킹 특사는 ‘북한이 진지한 입장을 갖고 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킹 특사의 이번 방한 목적에 대해 그는 “한미간 북한 인권문제 관련해 정례적으로 협의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 방한한 것”이라면서 “킹 특사는 한국정부를 비롯해 정치인, 학자, NGO 대표들과 만나, 북한 인권문제를 비롯해 탈북자 문제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킹 특사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한 뒤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대북정책을 추구하는 데 있어 한국 정부와 조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미는 매우 훌륭하고 진지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킹 특사는 “한미는 현안들에 대해 매우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고 있고 한국에서 매우 좋은 논의를 해 기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당분간 민감한 문제에서 우리의 정책을 조율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