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화장품 선호 현상이 평양을 넘어 지방까지 확산됐으며, 대부분의 북한 여성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로 꼽히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14일 말했다.
북한 여성들에게 화장품은 항상 인기가 있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는 여성들에게는 북한산이나 중국산 화장품은 크게 환영받지 못한다고 한다. 결혼을 할 때는 신랑 친구들이 한국산 화장품을 얼마라도 싸게 구입하려고 시장 곳곳을 누비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지방도시에서는 ‘설화수’나 ‘후’ 같은 제품은 지나치게 고가이기 때문에 구매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아이오페’나 ‘헤라’ 브랜드가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방을 패션 브랜드로 인식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여성들이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요즘은 선물도 여성선물이 인기”라면서 “그 중에서도 한국산 선물이 단연 첫 자리를 꿰차고 있는데, 한국산은 부자들이 쓴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화장품은 나이에 관계없이 좋아하는 품목이어서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며 “한국의 아이오페, 헤라 화장품 세트는 가장 인기 있는 화장품이어서 결혼식을 하는 남자쪽에서는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부탁을 해서 구매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한국산 제품은 단속 대상이기 때문에 시장 매대에 들어내놓고 판매하기는 어렵다. 화장품 매대에 찾아가 한국산을 찾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흥정을 벌려야 한다.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정보가 약한 구매자는 중국산 가짜 화장품에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 여러 곳을 방문해보고 구입하려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여성들은 옷이나 화장품 외에도 가방에도 눈길을 주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외모를 치장하는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중국을 자주 오가는 무역회사 사장집 아내들끼리는 화장품이나 가방을 어떤 것을 쓰는지를 두고 서로 관심을 많이 갖는다”면서 “남편들도 처음에는 무슨 가방을 사서오냐고 말을 하다가도 아내 눈치에 중국 대방(무역업자)에게 특별주문을 한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2010년 즈음해서 거리나 직장에서 여성의 외모 단장에 대한 간섭이나 단속이 크게 줄어 들었다. 김정은의 아내 리설주의 영향이라는 풍문이 돌았다. 지방에서도 한복이나 인민복 차림에서 벗어나 세련된 옷차림이 늘고 여성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눈썰미가 있는 여성들은 얼굴과 신체에 어울리는 가방을 골라서 선물한다”면서 “중국과 합영한 가죽가방 공장들에서 생산된 가방들도 질이 좋아 비싼 편이지만, 아래쪽(한국) 가방은 웬만한 사람들은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비싸게 팔린다”고 말했다.
혼수용으로 선물하는 주방제품도 과거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동창 중에 결혼을 하는 친구가 있으면 알루미늄이나 법랑,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그릇들을 선물했다”면서 “지금은 같은 주방관련 물품이라고 해도 그릇 종류가 아닌 믹서기나 밥솥 등 비싸고 축하기념품이 될 만한 것으로 선물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