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 보도(7월 5일 및 6월 11일자)에 의하면, 북한이 중국과 맞닿은 국경에 장벽(2m가 넘는 방탄벽)과 고압선을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올가을 당 창건기념일인 10월 10일까지 전 구간을 무조건 끝내라는 지시하에 군부대와 돌격대까지 동원되어서 돌격대 정신으로 하루빨리 끝내려고 서두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자재가 부족하여 공사가 더디게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이러한 전기철책 설치 공사가 구글어스에서 확인이 가능한지 살펴보았다. 다행히 올봄에 촬영한 비교적 깨끗한 고해상 영상이 구글어스에 올라온 것이 한 장 있어서 그나마 일부라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아래 그림 1과 같이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딸린 위화도에 압록강과 면한 지역에서 약 3.2㎞ 구간에 걸쳐서 전기철책 기둥이 설치된 것이 확인되었다. 한편, 이곳 위화도는 우리에게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전경영상에서 오른쪽 철책선이 끝난 이후 부분은 과거에 촬영된 영상(2019.11.28.)이라서 구조물 설치공사가 더 이상 식별이 되지 않는다.
일부 구간을 확대한 그림 2에서는 길다란 장벽 위에 철책 기둥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7~8m 간격으로 설치된 것이 보인다. 철책의 높이는 약 6m 정도로 측정이 되었다.
이러한 전기철조망 공사의 목적(자유아시아방송 7월 9일자)은 북한 주민들의 탈북과 국경을 오가는 밀수를 완전히 막기 위함이라고 하며, 양강도 혜산 일대에서는 60대를 포함한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조직원을 공사에 동원하고 있어 가정주부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전기철조망이 설치되면 2,500만 북한 주민들이 외부세계와 더욱 단절이 될 텐데, 어떻게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건설하겠다는 것인지 아쉬운 마음이다. 고전압 철책 안에 자국민을 가두어 놓겠다는 발상 자체가 북한이 머나먼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김일성은 살아생전 ”이밥에 고깃국 먹고 기와집에서 비단옷 입고 사는 지상낙원을 건설하겠다“고 누차 주민들을 달래왔지만, 아들 대에 이어 손주 대에 이르러서도 그 꿈은 끝내 요원해 보인다. 그들이 말하는 소위 ‘썩고 병들은 자본주의 놈들’이 사는 대한민국이 그 지상낙원을 이룬 지는 이미 한참 오랜 과거가 되었다. 더욱이 지금 이곳 젊은이들은 ”이밥과 고깃국은 흔해서 안 먹고, 기와집은 불편해서 싫고, 비단옷은 거추장스러워 노땡큐”라며 관심조차 없다는 반응이다.
과거 1990년대에 어느 유명한 소설가는 비밀리에 방북을 감행하고 돌아와서는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제목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을 쓴 적이 있다. 물론 그곳에도 사람이 살겠고 또한, 지구상에 사람이 어디엔들 안 살겠는가만 그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고압 전기철책 안에 꽁꽁 갇혀서 사는 것이 지상낙원의 삶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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