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밖 북한] 다양한 ‘젖제품’과 일방적 국정가격 공급 지시

비닐팩 포장지의 우유와 요구르트 제품.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지난 14일자 데일리NK 기사에 따르면 북한은 기관·기업소들에 산모들과 5살 미만 어린이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젖제품과 우유를 비롯한 가공식품들을 국정가격으로 공급해주도록 지시해 양강도에서는 실제 7일부터 공급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유제품을 ‘젖제품’이라 한다. 젖이라 부르는 우유와 신젖이라 부르는 요구르트가 대표적이다.

필자는 서해5도에서 발견한 북한의 생활 쓰레기 중 제품 포장지를 분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해5도 지역에서 수거한 북한 포장지 중 같은 품목을 기준으로 볼 때 가장 많은 양은 우유와 요구르트 제품 포장지였다. 포장지는 63종이지만 중복되는 제품까지 포함하면 모두 184점에 이를 정도다. 우유와 요구르트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아제약공장>, <락연식료가공공장>, <오일종합가공공장>이 대표적이다. ‘흰 우유’뿐만 아니라 귤, 포도, 파이내플(파인애플), 딸기, 복숭아, 참외, 향참외, 사과 등 과일 첨가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포장지는 비닐팩, 패트병, 플라스틱 용기 등으로 구분한다.

이외에도 우유와 요구르트 생산공장은 <유아건강식품기술교류소>, <오일건강음료종합공장>, <대은수출품가공사업소>, <룡진합작회사>, <강동무역회사> 등이며, <삼건무역회사>, <경상수출품가공소>, <감찬정수출품가공공장>, <장훈식료가공사업소> 등이었다. 신젖 제품만 생산하는 공장은 <장훈식료가공사업소>와 <삼건무역회사> 등이다.

지난 2021년 6월 15일, 김정은은 노동당 제8기 3차 전원회의에서 “수천 수만금을 들여서라도 보다 개선된 양육조건을 지어주는 것은 당과 국가의 최중대 정책이고 최고의 숙원”이라며 “국가적 부담으로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젖제품(유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을 공급하는 것을 당(黨)의 정책으로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은의 특별지시와 북한 당국의 선전만 보면 북한에서 실로 많은 종류의 젖제품이 생산되는 것 같다. 최고지도자의 관심에 따라 돈주들의 투자가 이어졌다고 볼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당의 개입으로 국정 가격으로 공급된다면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괜한 걱정이 밀려온다.

패트병 용기의 우유와 요구르트 제품.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플라스틱 용기의 우유와 요구르트 제품.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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