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평양시 형제산 구역 신리동에 건설하고 있는 시설은 다연장 로켓에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각종 미사일을 생산, 관리 및 전술전략까지 연구하는 북한 최대의 미사일 종합생산기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전체의 90% 정도만 건설된 상황이며 실제 생산 가동은 올 연말이나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신리에서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이 시설이 탄도미사일을 지원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분석했다.
8일 데일리NK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신리동 미사일 관련 건물은 지하벙커와 그 위로 지하 2개 층, 지상 2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와 지상 건물에 종합조종 상황실 및 발사 관리 시스템과 평시 관리 시스템이 각각 구축돼 있다.
미사일 생산 및 개발 기지를 평양에 건설한 이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시로 전술, 전략 무기 개발 상황을 점검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가 큰 것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미사일 개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원수님(김 위원장)이 동해로, 서해로 다닐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 평양에서 종합 상황을 다 볼 수 있게 됐다”며 “전체 로케트(로켓) 편제 무기의 종합적인 전략을 짤 수 있는 중심 기지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신리 기지를 미사일 커멘드센터(command center, 지휘본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주요 무기를 생산, 관리, 보관할 뿐만 아니라 전략과 전술을 논의하고 명령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신리 기지에선 방사포와 같은 다연장 로켓도 생산 및 보관할 예정이지만 ICBM을 집중 생산하는 것이 본 기지의 주 목적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때문에 건물 구조 또한 ICBM 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이동식발사대, 이동식 거치대 보관고, 로켓 보관고(7개), 격납고(3개) 등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SIS 보고서는 기지의 전체 규모가 약 44만 2300㎡로 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대, 이동식 거치대의 유지와 보관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신리동은 평양 룡성구역 산음동에 위치한 로켓 생산 공장 및 산음역 인근에 있는 발동기(엔진) 생산 공장과 가까운 위치해 있어 내부에서는 미사일을 운반하고 총 조립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신리는 산악지대에 위치해 무기를 종합 생산하기에 좋은 위치일 뿐만 아니라 평양 순안도로와 산 도로가 연결돼 있어 야간에 아무때나 어떤 방향으로든지 이동식 발사대와 윤전기재를 이동시키기 유리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신리 기지를 건설하면서 평양 순안도로에서 연결되는 산악 군사도로를 새로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식발사대의 이동이 위성을 통해 발각되는 것을 막아 발사 장소를 감추기 위한 의도다.
한편 군수공업부 산하에 편제된 신리 기지는 2013년 9월 착공을 시작했으며 2014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기지 건설을 위해 7총국 24여단, 1여단 5연대, 8총국 2여단이 동원된 상태이며 기지 초입에 위치한 주택지구는 국방과학원 621 돌격대 주축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현재는 신리 기지와 산음동에 위치한 3개의 로켓 부품 생산 공장을 연결하는 지하갱도 철도공사도 모두 완료된 상황이다. 최근에는 국방과학원의 테스트 시설(시험 공장)이 위치한 지하갱도 최하단 공간을 연결하는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리 기지는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장소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발사는 보다 은밀한 장소에 이뤄져야 하며 핵탄두를 장착해 발사하는 위험 시설을 평양에 둘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중앙당에서는 산리 기지가 군사적 측면에서 정면돌파전의 상징성을 갖을 뿐만 아니라 ICBM 최대 생산기지로 대미(對美) 압박 효과를 갖기 때문에 당창건기념일인 올 10월 10일 전까지 외장 공사를 마무리하라는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실제 생산이 이뤄지진 못하더라도 구색을 갖춰놓고 나서 올해 안에 원수님(김 위원장)을 한번 모실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리는 모든 것을 우리식으로 만들어 전 공정을 자동화, 현대화시킨 최신식 대단지로서 대내외적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