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서 대마가공품을 활용한 ‘대마한증탕’이 인기를 끌면서 이들 한증탕에 대마가공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평양대마방직공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초의 남북합영회사로 지난 2008년 문을 연 평양대마방직공장은 얼마 못가 남북관계 악화로 운영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 노동자들이 근무하면서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관련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처음 공장이 세워졌을 때는 종업원 수가 500명이 넘었는데, 기술·기계고장 퇴치법도 제대로 전수받지 못한 상태에서 남조선(남한)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바람에 이 공장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다른 공장으로 가면서 한동안 거의 폐업상태나 마찬가지였다”며 “그러다 한 5~6년 전부터 다시 공장이 생산에 들어갔고, 현재 종업원 수는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공장의 가동률과 관련, “예전에 비하면 가동이 활발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꼭 그렇게만 볼 건 아닌 것이 수출도 안 되고 한증탕에 필요한 가공품을 공급하는 정도로 일부에만 물품을 대고 있다”면서 “한국산보다는 한참 못하지만 조선(북한)에서 옛날 방식으로 하던 수작업에 비하면 최고의 제품을 생산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평양 선교구역 영제동에 있는 평양대마방직 공장은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산하 새별총회사와 남측 안동대마방직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최초의 남북합영회사로 알려져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8년 10월 준공식이 진행돼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했으나, 이듬해 초 이명박 정부 당시 남북관계가 경색돼 남측 기술자들의 방북이 막히면서 사실상 합작운영이 중단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장 설립 당시 평양에서는 ‘남조선과 합영한 회사’라고 떠들썩하게 소문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이 공장에 들어가려고 무척 애를 쓰는 상황도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공장의 존립에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선진화된 설비와 상징성을 갖춘 공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너나 할 것 없이 줄을 서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실제 공장의 운전수로 취직한 지인이 한동안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나 남측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 상황으로 합작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공장은 서서히 멈춰 섰고, 일거리가 없어진 공장 노동자들은 모두 다른 일자리를 찾아 공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중국과 합작해서 공장을 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많이 보였지만, 큰 이득이 없다고 판단해서인지 하려고 하는 중국 기업이 없었다고 한다”며 “그나마 지금은 돈주에 의해 운영되고는 있는데, 큰 역할은 하지 못하는 그저 그런 기업소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생산량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지만, 여전히 과거 남측에서 들여온 설비로 생산하고 있으며 기계고장 시 교체할 부속품도 아직 쓰고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또한 소식통은 공장 노동자들의 임금과 관련, “원래 월급은 (북한돈) 2000원(약 0.25달러)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주지 않고 있어 종업원들도 기대하지 않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열악한 처우를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간혹 우대물자 공급이 내려질 때 노동자 1명당 기름과 사탕가루, 밀가루가 나오고, 어떤 때는 2~3만 원의 월급이 나오기도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소식통은 “대마방직공장이 평양에 설립될 때 장군님(김정일)에게 제의서를 올려 보냈던 간부들이 이후에 꽤 많이 떨어진 걸로 알고 있다”면서 “남조선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자 훗날 ‘공연히 땅만 날렸다’고 간부들이 장군님께 욕을 엄청 먹었다고 들었다”고 과거의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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