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명대사 따라하는 북한 청년들, 그걸 단속하는 청년들

소식통 “南말투 사용했다고 6개월 노동단련대 처벌받아...머리와 옷차림도 단속 대상”

청년절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19년 청년절(8·28)을 맞아 1면에 실은 사진.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 한 청년이 남조선(남한) 말투를 따라했다는 혐의로 6개월의 노동단련형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통해 남한식 어투 및 창법 사용 금지(노동단련형 또는 최대 2년 노동교화형)를 공식화한 바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지난 10일 혜산시 연풍동에 사는 최 모(20대) 씨가 길거리에서 한국말을 흉내내다 시 안전부에 구류됐다”면서 “이후 3일간의 조사 끝에 6개월의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청년들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에 대한 단속 활동이 대폭 강화됐다. 실제 양강도 혜산에서는 대학생 규찰대가 조직돼 머리와 옷차림 단속까지 나섰다.

특히 평소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길거리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를 따라할 경우 가차 없이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북한 청년들은 친구 사이에도 “자기야”라고 부르고,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나온 ‘너는 날 사랑한 적 없어’ 같은 명대사도 유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한국 말투로 단속되면 손전화(휴대전화)까지 검열하는데, 여기서 불순녹화물이 나오는 경우는 보위부로, 그렇지 않을 경우 시 안전부로 끌려간다고 한다.

올해 초 조직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가 이에 대한 단속에 돌입했지만 청년들 속에서 한류가 근절되지 않자 당국이 강력한 통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일반적으로 머리나 옷차림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비판서나 쓰고 며칠 조사를 받다가 풀려나는데 남조선 말투는 좀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달부터 시작된 집중단속은 오는 9월 말까지 진행된다”면서 “그런데 ‘위에서는 남조선 말을 어떻게 알고 단속을 하냐’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여 소개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월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제10차대회에서 “청년동맹조직에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쓸어버리고 사회주의 생활양식을 확립하기 위한 혁명적인 사상공세, 공세적인 방어, 강도 높은 투쟁을 벌려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