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 新·舊당권 ‘중앙위’ 소집 놓고 또 갈등

통합진보당 신당권파와 구당권파가 중앙위원회 개최를 두고 또다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중앙위 개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최고위원회는 구당권파가 지난달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안에 대해 집단 반발해, 취소된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하다가 2주 만에 열렸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진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강기갑 대표는 “현재 중앙위원회를 곧바로 개최하기에는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자칫 세 대결 양상의 대립이라도 일어난다면 어려움을 풀기보다 가중시킬 우려가 많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어 “당헌·당규대로라면 중앙위는 17일 전에 열려야 하지만 곧바로 중앙위를 개최하는 데 여건이 충분치 않다”며 “당원과 솔직하게 토론하고 국민들과 대화하겠다.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중앙위 소집 요구를 거두어 달라”고 제안했다. 중앙위원회는 지난 2일 중앙위원회 소집요구안이 발의되면서 당헌·당규에 따라 2주 내에 소집돼야 한다.


이에 대해 구당권파인 유선희 최고위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회의 구조가 혁신측에 불리하다고 여건이 성숙되면 개최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당원이 선택한 구조를 존중하고 그 속에서 논의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석기·김재연 의원 문제로 정쟁을 그만 중단해야 된다”며 “의총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과 당원의 바람에 따라 진보적 정권교체·대선 승리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체제를 정비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당권파인 천호선 최고위원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까지 발생한 상황에 대해 사과와 반성도 없는데, 상대보고 그저 분열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건 또 하나의 폭력·패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새로운 당을 만들자는 건 분열을 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당내 합의를 통한 혁신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당 절차를 밟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그 전까지 시간을 좀 더 갖고 당원들과 대화하고 당내 그룹들이 머리를 맞대보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통진당의 최대 지분을 가진 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당에 대한 지지유지냐, 철회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중앙집행위에서 당에 대한 지지철회가 결정될 경우 당의 존립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