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근 1년간 이어지면서 중국에 파견돼 일하고 있는 일부 북한 무역일꾼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몇 달 전부터는 소속된 회사에서 지급되던 활동비마저 끊겨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 랴오닝(遼寧)성에서 활동하는 조선(북한) 무역일꾼들은 매달 외화벌이 회사를 통해 500달러 정도를 받아왔는데 지난 9월부터 돈이 끊기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무역회사들은 활동비 개념으로 무역일꾼들에게 정액을 지급해왔지만, 이제는 활동비도 개인이 스스로 해결하라면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무역일꾼들의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무역일군(일꾼)들은 (북중) 무역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몰래 돈도 챙기지 못하고 오히려 전에 벌어둔 돈을 까먹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조선 무역일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 무역일꾼들은 사업하는 과정에서 벌어들인 돈 일부를 착복해 가계 수입원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로 무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져 수입이 끊기고 그나마 생활에 보탬이 되던 활동비마저 회사로부터 보장받지 못하게 되면서 더욱 생계가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무역일군이 회사에서 500달러를 받아도 자기가 갖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을 사업하는 데 써왔다고 한다”며 “그래도 푼푼이 생활에 보태왔는데 가뜩이나 무역이 안 돼 벌이가 없는데 활동비마저 없어지니 더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더욱이 지금은 시장에서 채소나 고깃값이 크게 올라 생활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들 말하고 있다”고 했다. 수입 감소에 현지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일꾼들의 생활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북한 무역회사마다 상황이 달라 여전히 활동비를 받는 무역일꾼들도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한편,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일꾼들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당국이 목표로 정해둔 외화를 확보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돈을 벌지 못해 생활이 힘든 것도 있지만 국가에서 제시한 외화벌이 숙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큰 문제”라며 “생활하기도 힘든데 (외화벌이) 성과 달성까지 해야 해서 머리가 아프다고 토로하는 조선 무역일군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목이 달아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중국에 있는 많은 무역일군들이 지금 (북중) 무역이 열리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11월 말부터 열린다는 이야기도 돌았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